지난 5년간 시드니의 아파트 건축이 11만4천 세대였다. 앞으로 5년동안 14만 세대의 아파트가 건축될 것이다. 시드니 인구는 현재 500만명이지만 앞으로 40년 후인 2060년에는 700만명이 넘게 되어 지금의 런던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30%의 시민이 아파트 거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시드니 시내(CBD) 인구 중 99.4%가 아파트에 거주한다. 신도시인 메도우뱅크 94.8%, 로스(Rhodes) 93.7%, 세인트 레오나드 91.5% 등이 아파트 거주 비율이 높은 동네들이다. 인구는 작지만 올림픽파크는 무려 99.9%가 아파트 거주자다. 

NSW에서 전임 노동당 집권 당시에는 채스우드(Chatswood)와 혼스비 등을 제외하고 3층 이상 건축을 금지했지만 2011년 자유-국민 연립 집권 이후 공급을 통해 시드니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 아래 4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도 허가를 해주고 있다. 

그런 와중에 건축 하자의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시드니 올림픽파크 소재 36층 신축 빌딩인 오팔타워(Opal Tower) 아파트의 10층 부분에서 콘크리트 외벽이 떨어지는 등 일부 균열이 발생해 392세대가 아파트를 장기간 비우는 소동을 겪었다. 층간 버팀대인 서포트 빔(Support Beam) 규격이 맞지 않았고 철근 콘크리트에 문제가 발생해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이 건축물 구조는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대다수 세대는 다시 집으로 복귀했다.   

주정부가 고도 90m 이상의 허가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관할 구청이던 구 어번시(Auburn Council)가 117m를 허가했다고 한다. 문제가 터진 지 6개월 후인 다음 달 중 보강 공사가 끝나면 모든 입주자들이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침실 2개짜리 아파트 가격이 75만불이었다.  20대 청년 데이브(Dave)는 소득의 절반(세금공제 전)을 부담하면서 90%를 대출 받아 매입했는데 건물 하자 사태로 가격이 큰 타격을 받았다며 한탄하고 있다. 

6월 14일 시드니 공항 근처인 마스코트소재 10층 아파트단지 마스코트 타워(Mascot Tower)에서 지하 주차장의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132세대 입주자들이 대피했다. 이 아파트는 약 10년 전 건축됐다. 균열 원인을 조사 중이며 입주자들은 여전히 집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건물하자 보증 기간(워런티)인 6년이 지나 책임 규명도 쉽지 않은 상태다. 주정부가 임대보증금(rental bond) 기금을 이용해 집을 비운 입주자들의 임시 숙박비를 지원하고 있다. 

6개월 동안 오팔타워 사태에 이어 마스코트타워 사태가 발생하면서 고층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건축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고층 아파트 건축 검사에 가장 큰 문제는 시 공무원이 아닌 건물주 측이 의뢰한 민간 검사회사들(private certifiers)의 승인이다. 아무래도 시공무원들보다 검사회사를 통하면 승인을 받는 것이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이 방법을 통한다. 이런 상황에서 건물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임 노동당 정부 시절 공무원 부족을 명분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3층 미만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듯 했다.  
민간 검사회사가 합격증(satisfied the certification process was sound)을 관할 보타니베이 카운슬(Botany Bay Council)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반 침하로 지하 주차장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아파트건축 중 80% 건물에서 간단한 방수시설, 소방시설 등 문제가 지적됐다. 
대지 매입비와 각종 서비스(전기 가스 상하수도 전화 등) 비용이 폭등하면서 개발자는 걸축비를 최대한 줄여야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지는 시드니 로우어 노스쇼(Lower North Shore)에 건축된 한 아파트는 2002년 1650만 달러가 들었는데 같은 아파트를 짓는데 2010-12년 900만 달러로 완공됐다고 보도하며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하청, 제하청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며 건축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큰 문제가 없는 아파트, 가급적 저층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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