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중앙은행(RBA)이 6, 7월 두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씩 내렸다. 추가 인하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더 내려갈 경우 호주의 기준금리가 1% 미만 시대에 접어든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는 호주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부진과 실업률 악화, 급여 성장 부진을 막기위한 고육책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는 “금리인하 정책만으로는 물가인상률 또는 급여상승률 상향이 어렵다. 정부의 종합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연방 정부(스콧 모리슨 총리와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에 보내고 있다. 마치 전장에서 실탄이 고갈되어 가면서 지원 사격(backup)을 요청하는 모양새다. 약 20만명 추가 고용할 필요와 정부의 통화량(화폐 프린트) 증대 검토가 거론된다.

과거 피터 코스텔로 재무장관 시절(존 하워드 정부)에는 실업률 5%를 완전고용(full employment)으로 간주했고 이 선에서 급여가 꾸준히 상승했다. 현재 실업률이 5.2%임에도 불구하고 급여성장은 매우 부진하다. 이제 실업률 4.5% 선으로 완전고용을 인식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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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방법이 소진해지면 로우 총재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즉, 화폐 인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일시적 방편일 수 밖에 없다. 이 방법은 호주에서 한 번도 취해진 적 없다. 개혁에는 시간이 걸린다. 화폐 발행 증가는 날카로운 정치적인 칼날을 가진 경제적 문제다. 
 
호주인들은 세계가 당면한 최대 문제는 환경이라고 밝혔지만 호주 안에서는 경제를 꼽았다. 이는 6월에 실시된 로이 모건 설문조사(638명 대상 인터뷰) 결과다. 
호주인들에게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국제적으로는 환경, 국내적으로는 경제였다. 환경이란 의견은 46%로 2018년 22%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환경 이슈에는 기후온난화, 공해/오염, 수자원 고갈, 식량부족/기아 등이 포함됐다. 경제라는 답변은 21%로 전년도보다 4% 하락했다. 2018년 환경 22%, 경제 25%였다. 
호주 안에서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경제(34%)가 1위였고 환경(24%)이 두 번째였다. 경제 이슈에는 실업, 생활비, 경제적 문제, 빈곤, 빈부격차, 홈리스, 주택난 등이 포함됐다.

이같은 세계와 호주를 구분한 호주 유권자들의 반응은 5.18 총선에서도 두드러졌다. 세계적으로 직면한 최대 문제에서 환경은 1년 반 전(2018년초) 22%였지만 올해 6월엔 46%로 급등했다. 경제는 25%에서 21%로 오히려 4% 줄었다.
반면 호주 안에서 호주가 직면한 최대 문제는 경제(34%)가 환경(24%)을 압도했다. 총선에서 퀸즐랜드 중부의 아다니(Adani) 석탄광개발이 정치적으로 매우 뜨거운 감자였다. 국내 일자리가 탄소배출에 대한 우려를 능가한 덕분에 자유-국민 연립 지지율이 수직 상승한 반면 노동당, 녹색당 지지율은 동반 추락했다. 이같은 퀸즐랜드의 예상 밖 결과(31석 중 노동당 6석 당선 참패)로 연립은 3연속 집권에 성공했고 노동당은 승리 예상에도 불구하고 또 패배했다.  

호주 경제는 28년 이상 불황이 없어 세계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호주인들에게는 분명하게 구분해서 말해야 할 것 같다. “국제적으로는 환경이 최대 문제이지만 국내(호주)에서는 경제가 최대 문제”라고.. 이중성인가? 아니면 안팎을 구분하는 현명함인지 솔직히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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