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호주연방경찰(AFP)이 ABC 방송의 시드니 본사와 뉴스코프 애니카 스미서스트 기자의 켄버라 자택을 압수 수색한 것을 계기로 호주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언론 자유'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AFP의 언론사 수색과 보도관련 자료 압수는 국민의 알 권리나 기자 보호 등을 포함한 언론 자유보다 국가 안보가 우선한다는 입장에서 취해진 것으로 '호주 정부의 언론에 대한 시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다.

호주의 ‘언론보호’는 서방세계 중 가장 취약하며 저널리스트를 위한 보호 수단 역시 가장 취약한 나라다.

더 나아가 언론자유나 기자 보호가 가장 취약한 나라에서 일하는 소수민족 기자들, 특히 한인사회 기자들은 어떤가.

필자는 간혹 기사에 대한 정정보도 또는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했다거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기사를 아예 내려달라거나 아니면 사과, 심한 경우 법정 소송을 언급하며 위협하는 일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겪는다.

이런 일을 겪다보면 누구하면 다 아는 좁은 커뮤니티이다보니 기사의 본질보다는 자그마한 실수라도 있을까봐 사소한 사안에 '매우 신중해지는' 웃지못할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대상이 누구건간에 특히 잘못을 지적하거나 어떤 사안의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경우는 어떻겠는가. 

그런 위협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기사를 쓰는 이유는, 무엇보다 한인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을 위해 보도해야 한다는 공익 차원에서, 또 동포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혼탁한 언론 환경 속에서 올곧게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의 사명에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함이다. 

기자에게 있어서 글 재주만이 아닌 사안을 바라보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 전문성 그리고 ‘독자를 위해 무엇을 써야할 것인가”의 고민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워싱턴 포스트의 마틴 배런 편집장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불난 사실이 아니라 왜 불이 났는지를 보도’하는 것이라고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정리한 바 있다.

최근 피터 김 전 한인회 부회장 당선자의 사퇴를 통해 드러난 윤광홍 한인회장 당선자와의 불화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자 3명 인터뷰를 본보 6월 21일자에 게재한 바 있다. 그 기사에 대한 교민들의 반응 또한 매우 적극적이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기사 보도를 위해  많은 사실이 수집되었고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편집장도 동석했으며 녹음까지 마쳤다. 기사 보도 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상호간의 안전책이었다.

그렇게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사 보도 이후 최근 본보는 윤 한인회장 당선인의 변호사로부터 "향후 사실과 근거하지않은 기사를 쓸 경우 법적인 절차를 거치겠다"는 편지를 받았다. 

이 기자수첩은 그 편지에 대해 “그 기사들은 사실에 근거해서 씌어진 것”임을 밝히는 답신이다.

7월 20일 한인회 정기 총회를 앞두고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윤광홍 당선인은 32대 신임회장으로 취임해 향후 2년간 한인사회의 대표로 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회에 대한 무관심은 '6년 무투표 한인회장단 당선'으로 이어졌고 사실상 한인회는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더더욱 동포들로부터 관심이 멀어졌다.

윤 당선인을 포함, 누구라도 한인회장으로 일하려거든 한인회에 대한 무관심의 원인을 깊이 되새기면서 설혹 자신을 향한 비난이 있더라도 그 비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량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안고 가는 포용력 그리고 "무엇보다 남은 여생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초심을 잃지않았으면 한다.

떠날 때 박수받는, 화려한 행사에서보다는 낮은 자리에서 목격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 또한 기대해 본다.

언론을 겁주기 보다는 바른 길로 가도록 격려하는 리더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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