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실직 질병 등 삶의 위기, 과소비도 원인 
“빚을 조절하지 못하면 빚이 당신을 통제한다” 경고 

칼릴 상담가는 “한 때는 관리할 수 있었던 부채가 질병, 이혼, 실직 등으로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신용카드 채무액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주에서 신용카드 채무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신용카드 노년층이 급증하고 있다는 새로운 통계가 발표됐다.

15일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7.30 리포트는 “호주 기업감독기관인 ASIC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신용카드 채무자 190만 명 중 노년층이 1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이유는 신용카드 부채(49%)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개인 대출(30%), 전기 요금 등 공과금(utility) 부채(25%) 순이었다.

제라드 브로디 소비자법률센터(the Consumer Action Law Centre) 책임자는 “사람들이 국가 채무 상담 전화(National Debt Helpline)로 도움을 요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용카드 빚이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계 부채가 있는 나라들(one of the highest levels of household debt)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집값 앙등으로 모기지 부채가 급증한 것도 하나의 주요 요인이다.  

구세군의 재정 상담 서비스인 머니케어(Moneycare)는 “채무 관리를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노년층들이 최근 증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55세 이상이 19% 였는데 2017/18년 회계연도에 26%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웨슬리미션(Wesley Mission)의 케이스 가너 목사는 "최근 연속 은행 금리 인하가 발표됐다. 중앙은행(RBA)의 이자율 인하 정책도 중요하지만 신용카드 사용 이자율 인하도 시급하다”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그 상황에 사로잡히기 쉽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30 방송에서 맨프레드 콜(59세)은 "파트너가 병에 걸려 일을 그만두자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 4만8천 달러의 개인 융자 및 신용카드 빚을 지게 되었다. 현재로선 갚을 길이 없다”라고 말했다.

콜은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빚을 진 적이 없다. 노숙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약 800달러를 번다는 콜은 "카드 빚을 갚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매일 저녁 일찍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히터를 켜지 않으며 5개의 담요로 하루 밤을 버틴다"라고 어려운 처지를 설명했다. 

그는 “내 평생 이렇게 많은 빚을 진 적이 없다. 노숙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많다"고 토로했다.

콜에게 재정 상담을 한 구호기관 미션오스트레일리아(Mission Australia)의 이시스 칼릴은 “한 때는 관리할 수 있었던 부채가 질병, 이혼, 실직 등으로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급속한 삶의 변화 속에서 빌려쓰게 된 신용카드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사용한도액을 더 이상 못쓰게 될 때가 되서야 심각성을 깨닫지만 그 때는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부부가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지만 신용카드 사용에 중독되어 지난 30년 동안 빚을 갚는데 허덕이고 있다는 루이 톨렌티노 부부. 

톨렌티노는 부부의 신용카드 지출의 중독성을 인정하면서 "지난 30년동안 플라스틱 카드에 수 많은 돈을 썼다. 특히 해외여행에 많은 돈을 썼다"면서 과소비 행위를 후회했다.

그는 “비싸고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내가 빚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빚이 당신을 통제한다(If you don't control it, it can control you)”고 경고했다.

한편, 재정 상담을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국가 채무상담전화(National Debt Helpline)가 있다. 1800 007 007, 무료. 비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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