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운 곳에 노웨스트 전철역이 있다. 이 전철노선의  13개 역중  8개가 넓고 깨끗하게 신축된 역이다. 에핑, 체스우드 등 다섯개의 기존역도 새로 개축 보완되어 다른 노선들과의 연계와 환승이 편리하다. 시간표를 보지 않고 나가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다. 

객실의 구조가 한국의 전철과 비슷하여 친근감을 준다. 이 메트로가 빠르고 또 신뢰할 만한 서비스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운전자 없이 자동 운행된다는 점에서 작은 의구심을 갖는다.  어떤 돌발적인 사고나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있어야 보다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아날로그 시스템에 익숙한 내 자신의 개인적인 기우임을 인정한다. 젊은 세대들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웃기는 생각인지도 알고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만화나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상상속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드론택시’라는 이름으로 이런 자동차가 10년안에 등장하리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 보잉, 아우디, 벤츠 등 유명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 비행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우버는 2023년부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자율형 비행체를 예약하고 탈 수 있는 ‘우버 에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아니 내년부터 호주 멜번과 미국 달라스 등에서 시험운행을 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시작 단계에는 기존 택시비보다 비싸겠지만 머지않아 그 비용은 더 적어지고 시간은 몇배 이상 짧아질 것이라고 한다. 인기있는 새로운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내게는 아직 사람을 통한 서비스가 편안하다. 반면에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직접 대면 서비스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그런 취향을 반영하며 또한 효율성과 비용절감의 장점 등으로 인공 지능을 통한 자동화 서비스는 주도적인 흐름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러한 흐름에 정서적 혹은 기술적인 문제로 적응하지 못하는 노년층의 소외감은 더 커지고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한국인터넷 진흥원은 전문가 13명을 초청해서 가까운 미래 사회모습을 예측한 내용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우리의 삶과 직접 관련된 몇가지를 소개한다. 2045년경에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120세가 될 것이라고 한다. 10년 안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되고, 자연스럽게 운전면허증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봇 가격이 싸져서,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 대신 애완동물로 혹은 집 청소를 시키려고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시속 6000Km로 달리는 진공관 고속열차로 세계 어디든 여섯 시간 안에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내게도 장미빛 환상처럼 보인다. 정말 그렇게만 볼 수 있을까?

필자가 한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데, 교실안의 학생들 뿐만 아니라 켄버라,  멜번 등에 있는 학생들도 함께 얼굴을 보며 대화하며 강의에 참여한다. 현재는 학생이나 선생에게 불편하고 질적인 문제점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가상현실과 3D 디스플레이 기술이 향상되면, 집에서도 높은 수준의 학교 교육이며 병원 진료 등이 가능할 것이다.  

여러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번역하는 스마트 안경 및 귓속형 통역기가 나올 것이므로 외국어교육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몇 년 후면 집에서 외국대학 강의실에 들어가 공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아마 큰 교실이나 학교 건물이 필요 없게 될지도 모른다. 또 책들로 가득한 도서관은 어떨까? 미국에서는 이미 2013년에 책없는 공공도서관이 샌 안토니오에 세워졌다. 지금은 폴리텍 대학 등 6개 이상의 책없는 도서관, 즉 인공지능 도서관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 대구에도 500억원을 들여2021년 완공될 대표적인 도서관을 짖고 있는데, 책없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고 한다. 

이러한 모든 변화가 환상적으로 좋은 것만은 아닌 줄 안다. 너무 낯선 것이 새로운 일상이 되는 그런 세상에서는, 과거 아니 현재의 지식이나 경험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젊은이들도 스트레스가 클 줄 안다. 지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잘 몰라 버걱거리는 사람들은 더욱 설자리가 없어 질것이다. 인공지능은 바둑만 잘 두는 것이 아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중요한 직업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도서관의 사서 등이며 책 출판에 관련된 직업,  요가강사, 교사, 은행원, 회계사, 판검사, 의사 등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빼앗아 갈 수도 있다. 물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변하리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 변화가 너무 커서 삶의 기본패턴까지 바꿔야 할 것이다. 그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정신적 탄력성과 균형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그것을 어디서 어떻게 배울 것인가? 이것까지 인공지능에 의존하려는 것은 더 위험한 도박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나는 또 다른 어두운 실상을 예감한다. 삶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해감에 따라 인간의 고귀함 특히 부서지기 쉬운 내면이 소홀히 다루어 질 수 있다.  사람이나 가족 관계의 아름다움과 행복의 가치도 뒷전으로 밀려 날 수 있다. 영적인 혼란은 더 커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령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면 등하교시 픽업 할 필요가 없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 따라 혹 주일예배도 교회 가지 않고 집에서 드리자는 그런 움직임이 있을지 누가 아는가?  지금도, 호주를 포함해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나라들이 있지만, 미래의 그때에는 더 심각한 윤리적, 영적 혼란이 예상된다. 

유엔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2045년 이후의 일은 우리 인간이 통제할 수도, 상상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혹 이런 미래가 환상적이라며 열광해야 하는가? 내게는 두렵고 섬뜩한 일이다. 

그러한 세상 속에서 과연 어떻게 살것인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절실한 질문이지만 나는 그 해답을 모르겠다. 솔직히 그런 미래의 환상들이 내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그런 변화의 대부분이 내게는 허상이거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기를 바란다. 다만 한가지, 땅과 세계가, 현재와 미래, 영원까지 하나님께서 홀로 주관하신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확실하고 중요한 내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며 그분을 향한 믿음과 소망, 사랑 가운데  매일의  삶을 겸허하게 감사하며 살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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