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번역가이며 캥거루 문학 동인인 최무길 씨가 지난 7월22일(월) 한호일보의 인문학 콘서트에서 <유튜브와 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주) 

최 번역가는 “유튜브는 우리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과 이동 통신의 지속적인 발전, 더 나아가 수백만의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정보를 소비하게 되면서 유튜브는 새로운 광고 매체로 등장하게 된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가 기존 매체의 광고시장의 30% 이상을 잠식해 버렸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방송이란 과거에는 공영방송사의 독점물이었다. 그러나 2005년 유튜브의 출현으로 세계의 모든 이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1인 방송사를 만들어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전 세계 유튜브 시청자들에게 방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2006년 전 페이펄 직원 3명이 만든 동영상 공유 플랫폼의 무한한 가능성을 감지한 구글사는 당시로는 엄청난 투자액인 16억 5천만 달러를 주고 유튜브를 인수한다. 

그 이후 유튜브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였고, 2019년 현재 기존 신문, 방송 광고 시장의 30 % 이상을 유튜브가 점유하기에 이른다. 현재 유튜브 사용자는 20억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전체 인구의 25 퍼센트가 넘는 숫자다. 지금도 매 분마다 500 시간에 상당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 되고 있다. 2006년 미국의 주간지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 커버 사진에 '유튜브'를 선정하기도 했다. “자 당신의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 당신이 정보시대를 통제한다”라는 말과 함께...

제 4의 권력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자본과 조직을 갖고 있던 언론사가 독점했던 '정보의 제작과 보급'을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직접 제작하고 방송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매스 미디어의 생산 주체가 소수의 '그들'에서 불특정 다수인 '당신'으로 바뀐 것이다. 유튜브 본사가 콘텐츠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2012년 10월 ABC 와 합작으로 미대통령 후부자들의 토론을 인터넷 상에서 처음으로 '생중계'를 했다.  인터넷 상의 소셜 미디어를 누가 잘 활용하는 가에 따라 대통령 후보자의 당락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이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함께 유튜브는 사회 구석 구석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거의 없게 되었다.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후보자를 하루 아침에 대통령으로 만드는가 하면, 무명의 가수를 일약 세계적인 뮤직 스타로 만들기도 한다. 그것 뿐인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라고도 불리우는 유튜버들은 월 수억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유튜브는 아직도 변화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이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5G가 깔리게 되면 어떤 모습으로 유튜브가 변신하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최근 지난 2-3개월 내에 한국에서 뜨고 있는 유튜버들 몇 사람을 소개해 본다. 주로 정치 논객들의 면모를 살펴보기로 한다. 

[유재일 tv]
만 44세로 운동권 마지막 세대에 속하는 유튜버이다. 전공은 정치외교학. 요즘 유튜브에서 드물게 활동하는 좌파 쪽 유튜버다. 본인의 설명에 의하면 과거 좌파 논객들이 주로 팟캐스트를 이용하여 활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어준, 주진우 같은 사람이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하겠다. 유튜브 상의 정치 담론이 대개 개인적인 감정의 배설구 수준으로 그치고 있는데 반해서 유재일은 자신의 전공과 치밀한 리서치 그리고 현장에서 발로 뛰는 기자정신을 발휘해서 그만의 컨텐츠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유튜브 채널에서는 접하기 힘든 디테일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구독자수는 좌파 유튜버로서는 드물게 11만을 웃돌고 있다. 팟캐스트가 과거의 라디오라면 유튜브는 과거의 tv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유튜브가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속도와 용량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은 유튜브를 미래의 미디어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해준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영상에서 유튜브 채널에서만 월 천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2018년 노무현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유시민은2013년 2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나서 2019년 1월부터 팟캐스트 와 유튜브를 통해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좌파 유튜버의 대표선수다. 방송을 시작하고 하루 만에 구독자 수가 10만에서 40만으로 급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다. ‘알릴레오’라는 이름은 우파 유튜버들이 생산해내는 ‘페이크 뉴스’를 정정해 보겠다는 도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성공한 정치인으로서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이미 상당한 규모의 팬 베이스를 갖고 있는 그가 유튜버 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라 하겠다. 폭넓은 독서, 치밀한 논리 전개, 그리고 유연한 사고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화술 그리고 많은 우파 논객에게서 발견되는 ‘꼰대’와 는 차별화되는 현대적이고 세련된 패션 감각 등 인기 유튜버가 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성제준 tv]
나이 20대 후반 성남시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외국어 실력과 엄청난 독서량을 기반으로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책을 소개하는 북 리뷰로시작했으나 한 두 편의 정치 동영상이 의외로 히트를 치자 유튜브 정치 논객으로 완전히 변신을 했다. 유튜브 개설한 지 불과 2-3개월 만에 구독자가 20만이 넘는다.  같은 또래 나이의 유튜버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박학다식과 외국어 실력 그리고 달변으로 이미 유튜버들에게는 신화적 존재가 되어 있는 상황. 유투버로 인기가 상승하자 본인의 말에 의하면 정치권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성제준은 어느 시점에 정치인으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된다며 유튜브 덕분에 무명 유튜버로 시작해서 영향력있는 젊은 우파 정치인이 처음으로 나오는 기록를 갖게 될 것이다. 

[공병호 tv] 
원래 공병호씨는 경영학과 자기계발 장르에서 수십권의 책을 저술한 유명 저술가였다. 그가 문재인 정부의 좌파 경제정책으로 나라의 경제가 기우는 것을 보고 순수한 애국심에서 국민을 계몽할 목적으로 몇개월 전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하고 있다. 원래 유명셰가 있어서 처음부터 2천명 구독자와 함께 유튜브를 출범시켰고 그 이후 순풍에 돛단 배처럼 연일 구독자 수가 상승하고 있다. 공병호씨는 아마도 우파 유튜버 논객 중에서가장 젊잖고 가장 학자적이며 가장 치밀한 논리를 기반으로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펼치고 있다. 늘 폴로 셔츠를 입고 단장한 복장을 하고 스크린에 보여지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모범생’이다. 어쩌면 젊은 세대들에게는 ‘꼰대’로 비쳐질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공병호는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다. 아마도 50대이상의 시청자들이 많이구독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만 이상의 구독자를 갖고있다. 

이들 외에도 유튜브 상에서 보수 우파 유튜버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 원인은 역시 기존 공중파나 종편방송들이 좌파 논객들에 의해 점령되고 우파적 의견을 철저하게 배제한 데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국민들의 문재인 정부를 향한 쓴소리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폭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한국 유튜브는 극도로 정치화 되고 양극화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다 보니 몇몇 유튜버들이 단지 ‘인기’ 또는 ‘돈벌이’로 질이 떨어지는 또는 무책임한 선정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유튜브를 듣는 시청자 자신들이 옥석을 가려서 잘 들을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유튜브 채널에 노출되는 것 보다는 양질의 몇몇 채널만 한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반대쪽 유투버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정보 편식을 방지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아무튼 유튜브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는  '페이크 뉴스'의 온상지라는 생각으로 경원시되고 있지만 조만간에  유튜브 자체의 자정 기능과 검열 기능을 통해 페이크 뉴스가 사라지고,’ 21 세기 소셜 미디어의 총아’로 나타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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