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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꼬마철학자들 이야기] 사진보다 똑같이 그렸던 사람들
한호일보 | 승인 2019.08.22 15:03

T : 오늘은 너희들의 얼굴을 한국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께 어떻게 보여드리는지 이야기해 보자.
M : 저는 가끔씩 할아버지, 할머니랑 영상통화를 해요.
J : 저는 엄마가 카톡으로 찍은 얼굴 사진을 할머니한테 보내드려요. 
T : 그럼 사진기나 핸드폰이 없었던 옛날에는 어떻게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했을까?
D : 그림으로 그리면 되죠. 나는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서 캐릭터를 잘 그릴 수 있어요.
T : 맞아. 옛날에는 화가들이 바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렸단다. 다음 사진을 한 번 보자.

J : 와! 이게 모두 화가들이 그린 거예요? 옷이랑 모자가 멋있어요.

M : 오른쪽 사진은 세종대왕 그림이에요. 수염이 진짜 같아요.
T : 이건 모두 화가들이 왕이나 귀족, 부자들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란다. 그림을 보면 그 당시에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모자를 썼는지 잘 알 수 있지. 이 밖에도 화가들은 무엇을 그렸을까? 

D : 쥐가 수박을 뜯어먹고 있어요. 수박씨도 보이고, 작은 수박도 매달려있어요. 수박 위로 나비도 두 마리 날아다녀요.
M : 가운데 그림은 사람들이 씨름 구경을 하고 있는 그림이에요. 오른쪽에 고무신을 벗어놓았고, 더운지 갓도 벗어서 땅에 놨어요.
J : 발레수업을 하는 모습을 그린 거 같아요. 아이들이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해요.
T : 그렇지. 이처럼 옛날 화가들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모습이나, 자연들을 그림으로 그려서 기록으로 남겼단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이 화가들보다 더 엄격하고 어려운 그림공부를 해야 하는 특별한 화가들이 있었단다. 이 화가들은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그리지 못했어. 
D : 왜요? 그리고 싶은 걸 못 그리면 뭘 그리나요?
T : 음...우선 이 화가들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보자.

T : 파란색 옷을 입고 엎드려서 그림을 연습하고 있는 이 화가들은 화원이란다. 조선시대에 궁궐에서 일하는 전문 화가들이었지. 이 화가들은 나라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마다 그 행사를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일을 했단다. 예를 들어 왕의 결혼식이나 왕자의 생일, 왕의 장례식, 왕의 행차 등등. 이런 행사를 기록하려면 어떤 기술이 있어야 될까?
M : 똑같이 그릴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해야 되요.
J : 빠르게 그리는 연습을 해야 되요. 사람들은 계속 움직이니까요.
D : 기억력이 좋아야 되요. 어떤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 모두 기억해야 되잖아요.
T : 아주 잘 알고 있네. 화원들이 나라의 큰 행사를 기록해 놓은 그림을 의궤라고 한단다. 그림으로 확인해보자.

D : 사람들이 양쪽으로 길게 서서 말도 타고, 깃발도 들고 가요.
J : 왕의 행차를 그린 그림인 거 같아요. 앞쪽에 가마가 보여요.
T: 그런데 왕이 행차를 하면 적어도 2,000명의 사람들이 함께 한단다. 
M : 그럼 화원들은 그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다 그렸던 거예요? 
T : 맞아. 그러니까 아까 너희들이 말했던 것처럼 빠르게 스케치를 하고, 왕의 행차를 자세하게 기억해서 그려야겠지. 
M : 와! 정말 대단해요. 사진은 셔터만 한 번 누르면 찍히지만, 이런 그림들은 정말 많은 화원들이 같이 그려야할 것 같아요.
T : 아주 잘 생각했어.^^ 너무 큰 분량을 그려야 할 때는 화원들이 조금씩 나누어서 그리기도 했단다. 이제 다음주에는 NSW Art Gallery로 현장학습을 나갈 거야. 그 때 Asian Part에서 옛날 우리나라와 일본 화가들이 왕의 행차를 어떻게 그렸는지 자세하게 살펴보고 오도록 하자. 오늘도 수고했어.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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