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쉬필드 유나이팅교회, 시소추 주관 

“지난해와 변화 없는 같은 내용으로 예배를 드리게 되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남반부에서 유일하게 시드니에 소년상이 설치된 애쉬필드 연합교회에서 18일(일) 3년째 위안부 기림일 기념 예배가 열렸다. 

일본의 노골적인 압력과 방해로 건립이 무산될 뻔할 위기도 있었지만 소녀상은 빌 크루스 담임 목사가 교회 사유지를 내줌으로써 지금껏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립된 후 시간은 흘러 3주년 기념 기림 예배가 열렸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현실과 오히려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 예배는 안타까움과 탄식이 이어졌다. 

크루즈 목사는 예배 설교를 통해 “위안부 성노예의 역사적 사실은 정치적인 이슈가 아니다. 정의, 평화 그리고 인권의 문제다. 교회는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안고 위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멘으로 대답했고 몇몇 교인들은 무릎을 꿇고 상처받은 피해자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당일 예배는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실천추진위원회(이하 시소추, 공동 대표 박은덕, 염종영)를 비롯해 교인 및 지역주민과 홈리스 등이 참석했다.

예배 순서 중 모두 일어나 서로에게 인사하고 축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교회의 초대로 참석한 홈리스들 역시 참석한 기자에게 악수를 청하며 “당신의 아픈 역사에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는 인사를 건넸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예배 후 교회 뒷 마당에서 문화제가 펼쳐졌다.

뒷 마당에는 강제로 끌려가야 했던 아픔을 담은 거칠게 잘린 단발머리를 하고, 제대로 땅에 닿지도 못한 채 들린 발뒤꿈치로 고통의 세월이 담긴 소녀상, 그리고 뒤로는 위안부 피해자인 호주인 잰 러프 오헨 할머니,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대만의 우이시우메이 할머니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시드니 풍물패 ‘필굿’ 의 개막 공연으로 문화제는 시작됐고, 이우희의 대금연주, 제임스 강과 키오테의 기타 연주, 힐스 지역 중창단의 합창과 민중가요 노래패(하날소래)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올해 행사도 지난해에 이어 시소추가 주최했고 시드니 한인교육문화센터와 크루즈 목사가 대표로 있는 빈민 구호재단 엑소더스 파운데이션(Exodus Foundation)이 공동 주관했다. 

엑소더스 파운데이션의 홈리스들을 포함한 행사 참석자를 위한 무료급식에는 대학생 자원봉사 단체인 빅 리프트(Big Lift) UTS학생들과 시소추 회원들이 불고기, 김치, 밥, 소시지 등을 제공했다.

시작을 알린 풍물패 ‘필굿’의 마지막 연주가 진행했고, 사람들도 하나 둘씩 모여들어 풍물패와 함께 둥근원을 만들며 대미를 장식했다.  

호주 유일의 소녀상이 위치한 곳도 호주 유나이팅교회이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기도해 주고 아파하는 호주인 교인들…그리고 위로의 손길을 건내준 홈리스들까지 한인교회는 과연 얼마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왔는지에 대한 질문이 떠올랐다.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IxNoluc-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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