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한국영화제를 비롯해 <사자> <봉오동전투> <엑시트>등 한국영화가 연속 개봉되면서 8월 호주 극장가에 한국 영화가 풍성하다. 

그 중 흥행과 동시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영화 <봉오동전투>가 22일 호주에 상륙했다. 

<봉오동 전투>는 한국에서 손익분기점 450만 관객을 이미 돌파했다. 호주를 비롯 미국, 캐나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뉴질랜드, 중국, 싱가포르,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에도 줄지어 개봉하면서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봉오동 전투는 광복절 전후로 개봉시기를 맞추려는 의도가 있었다. 더욱이 반일 감정이 최악으로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개봉 전부터 기대작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동시에 ‘최악의 신파’, ‘국뽕’의 논란도 제기됐다.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Philopon)의 합성어로 과잉된 애국심을 비꼬거나 비하하는 표현이다. 원신연 감독은 “국뽕이 아니라 긍지”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봉오동 전투>를 관람했다. 

영화가 담아낸 <봉오동 전투>는 독립신문 88호 내용을 근거로 제작됐다.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승리한 전투다. 만주 봉오동에서 일본군 150여명을 사살한 최초의 독립군 승리 전투로 기록됐다. 

영화는 일본군을 천혜의 함정인 봉오동으로 끌어오기 위한 주인공들의 고군분투를 묘사했다. 수적으로 열세인 무장독립군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일본군을 유인해 막다른 곳에 가두고 매복된 전력으로 화력을 총동원하는 전략으로 승리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를 위해 190억원 이상이 제작비를 투입한 대형 영화로 전투 장면에 힘을 실었다. 

영화는 다소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민간인들이 사는 농촌을 습격해 사람들을 죽이고 부녀자를 희롱하는 일본군의 모습, 목이 잘려 나가고, 총을 정면으로 맞고, 걷어차이기도 하는 등 일본군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노골적인 적대적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대부분 전투장면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보니 스토리가 엉성하고 메시지를 독립군들의 대사로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등 투박한 연출을 보여 민족주의적 주제의식을 담았지만 낮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다루면 어느 순간부터 '국뽕’ 영화라 치부하며 잣대를 하나 더 들이대기 시작했다.

450만 이상의 관객에게 직설화법으로 후련함과 통쾌함을 선사해 줬다면 영화적 아쉬운 요소들을 ‘국뽕’이란 프레임을 씌워 비난할 수 있을것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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