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링컨 센터 등 초청 공연 
판소리에 재즈 접목한 공연 화제

유명 소리꾼들 중에서도 ‘폭풍 명창’으로 불리는 배일동 명창이  ‘우리 말과 소리의 뿌리’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9월 6일(금) 저녁 한호일보 대강당에서 갖는다. 

배 명창은 매년 타즈마니아와 멜번에서 호주 출신의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Simon Barker), 트럼펫 연주자 스콧 팅글러(Scott Tinkler) 등과 공연을 가져왔다. 또 호주 전국 재즈 음대 학생들과의 음악캠프를 진행한다. 

벌써 호주 음악인들과의 공연이 13년째다. 2015년에는 바커와 팅클러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인 ‘GHIRI(기리)’를 결성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해 관심을 모았다. 판소리와 재즈를 접목해  화제를 모았는데 이후 미국과 독일 등 10여개 국가에서 초청을 받아 판소리에 재즈와 전시 등 다양한 컨텐츠를 접목시킨 공연과 강연을 해오고 있다. 

현재 그는 뉴욕 링컨센터,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대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을 통해 ‘한국의 소리’를 전세계에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9월 초 방호를 앞둔 배일동 명창이 강연회를 주관하는 한호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Q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늦게 판소리의 길에 들어섰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서 부터 판소리를 매우 좋아했다. 고향에서 늘 들어온 판소리나 육자배기에 이끌려 스물여섯에 늦깎이로 소리 세계에 입문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가야겠다는 마음에 직장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그 길이 나의 운명이라 생각했다.”

Q 지리산에서 7년을 혼자 소리 공부를 하며 득음하기까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 폭포에서 공부했던 세월은 정말 미친 시절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 화두를 잡고 공부하다 풀리지않는 것이 오래갈 때 그리고 소리공부의 진척이 더딜 때 어려움을 느끼고는 했지만 오직 소리에 미쳤던 때라 두려움이나 힘든 일은 없었다. 오직 나태와 슬럼프가 행여올까 염려했던 것이 전부였다.”

Q 한국문화의 예술성이 외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우리 문화가 세계문화의 대류에 합류하여 진정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그 고유한 정신을 회복하여 뚜렷하게 세계시장에 제시해낼 때만이 세계문화를 주도적으로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의 잃어버린 근본 문화의 아름다운 실체를 찾는 일에 더 주력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대중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드니에서 강연을 하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Q한국에서는 인문학 강연도 자주하고 있다. 한인 동포들과는 처음인데 어떤 내용을 전달할 예정인가. 

“세종께서 ‘나랏 말씀이 중국과 달라’라고 훈민정음 해례본 서문에서 말씀해 놓으신 것처럼 우리 문화는 정말 독특한 문화적 구조와 원리를 품고 있다. 기나긴 세월 동안에 왜곡되고 난도질 당했던 우리의 정신철학을 다시 회복하여 민족의 주체정신을 당당하게 세워야한다. 우리문화의 정신은 한마디로 말해 고대그리스 수학-철학자들이 기술해놓은 이치와 딱 들어맞는다. 이번 시드니 강연에서 바로 그것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말할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천문과학적인 발견정신을 소리의 발성과 장단원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6일 시드니 강연에서 배 명창은 김철기 고수(현 원광 디지털대학교 전통공연예술학과 교수)의 반주로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또 동포 대금 연주자 이우희씨는 '대금산조'를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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