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48% “기회 생기면 해외 이주”

남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친홍콩 민주화 시위

홍콩의 정치사회적 불안이 12주(약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호주를 포함한 외국으로 이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홍콩은 런던, LA, 싱가폴과 함께 수만영의 호주인들이 체류하는 국제 상업 중심지 중 하나다. 

실제로 홍콩인들의 호주행 이민도 늘고 있다. 2018년 홍콩에서 외국으로 이민을 간 7,600명 중 거의 1/3인 2,400명이 호주에 정착했다.  

홍콩 이민 중개 에이전트인 존 후 이민 컨설팅(John Hu Migration Consulting)의 존 후 대표는 “정치적 안정성, 양호한 기후와 환경 조건, 비슷한 시간대, 영국식 전통과 관습, 호주의 홍콩 커뮤니티, 기존 가족관계 등 다양한 이유로 홍콩인들이 호주 이민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79일 지속됐던 2014년 친민주화 우산 시위 이후 이민 문의가 두 자리수 증가했다. 그만큼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위해 ‘플랜 B’를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후 대표는 종전에는 월 평균 10-15건이었던 호주 이민 문의가  매월 20-30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호주 이민을 선호하는 홍콩인은 대체로 세 부류다. 첫째, 전문직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커리어 개선을 원한다. 둘째는 어린 자녀들이 있는 젊은 가족이 보다 여유있는 주거 및 자녀 교육을 기대하며 호주 이민을 저울질한다. 세 번째 그룹은 퇴직 이후를 고려하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다.  

또 다른 이유는 홍콩의 집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며 교육 제도의 어려움(치열한 경쟁) 때문이다. 젊은층이 첫 내 집을 장만하려면 약 2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아야 한다.  

호주 이민협회(Migration Institute of Australia)의 존 후리간(John Hourigan) 전국 회장은 “해외 불안이 발생하면 호주 이민 문의가 증가하는데 홍콩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호주로 이민 비자 카테고리는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기술 비자는 기술 평가와 영어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가족 이민은 더 오래 걸린다. 부모비자의 대기 기간은 6년에서 무려 30년이 됐다. 사업 투자 비자프로그램이 홍콩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지만 상당한 자본 이동과 여러 달동안 서류 심사가 요구된다. 

홍콩 치안국에 따르면 지난해 약 7,600명의 홍콩 시민이 해외 이민을 선택했다. 2016년 6500명보다 약 1,100명 늘었다. 2014-16년에는 약 6,900명에서 7,600명 사이였다. 
지난 5년 해외 이민 톱 3개국은 호주, 미국, 캐나다였다.  
2018년 2,400명이 호주로, 미국은 1600명, 캐나다는 1,100명이 이민을 떠났다.   

홍콩아시아태평양연구소(Hong Kong Institute of Asia-Pacific Studies)의 설문조사에서 “2018년 12월 기회가 생긴다면 34%가 해외 이민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층의 51%(18세-30세), 대학 졸업자 47.9%가 포함됐다.  

홍콩인들의 해외 이민을 부추기는 3개의 압박 요인(push factors)'은 너무 빈번한 정치적/사회적 분열(social cleavage, 25.7%), 과밀 생활환경(overcrowded living conditions, 25.7%), 정치 제도 불만족(dissatisfaction with the political institutions, 17.4%)이었다.
이 외 이민을 통한 더 넓은 주거 환경 제공(ample living space, 35%), 공기의 질 개선, 오염 약화, 아름다운 환경(22.3%), 인권 자유(15.6%)도 이민을  선호하는 요인들이었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