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해외 밀항자 수용소인 마누스섬(Manus, 파푸아뉴기니아)에는 현재  450명이, 나우루(Nauru) 수용소에서는 350명이 수용되어 있다. 
2007-13년 집권한 전임 노동당 정부는 바다를 건너와 호주에서 살겠다는 밀항 난민신청자 5만명을 수용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무려 1,200여명이 난민선을 타고 오다가 익사했다. 
밀항자들은 신변이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증명서를 버리고 오기 때문에 호주 정부가 정말 피난민인지 여부를 식별하기위해 많은 예산을 지출해야한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난민선 강력 차단(Stop the Boat) 구호를 앞세워 밀항자를 강력히 차단하겠다는 자유-국민 연립이 승리해 지금도 집권 중이다. 
당시 토니 애보트 총리의 연립 정부에서 이민장관으로 강경 난민정책을 펼친 장본인이 스콧 모리슨 총리다.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마누스 수용소를 철수하고 150명을 뉴질랜드가 받아들이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이유는 이들이 뉴질랜드 정착 후 다시 호주로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신 미국으로 가는 것은 환영했다. 

그간 조용했던 난민 신청자 이슈가 최근 강제 추방에 직면한 타밀계 가족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호주 사회의 관심사가 됐다. 

퀸즐랜드 내륙에 위치한 빌로라(Bilola, 브리즈번 북쪽 570km) 는 인구 6천명의 조용한 호주 농촌이다. 주로 목장과 농사가 주업이고 석탄광산도 있다. 지난 3월초 이곳에 30여명의 국경 경비대원들이 나타나자 동네 주민들이 놀랐다. 3년 전부터 이곳에 정착한 스리랑카 국적의 타밀계 가족이 체포됐다. 이 부부는 2012, 2013년 밀항으로 호주에 입국했다. 결혼 후 4살, 2살의 어린 자녀가 있다. 
정부는 어린 아이까지 구금할 수 없어 난민심사가 완료될 때까지 민간인 지역에서 살게 했다. 
이 부부는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의 흰두교 소수민족인 타밀족 출신이다. 최근까지 스리랑카 정부군과 독립 전쟁을 벌여오면서 다수의 난민들이 발생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타밀계가 많은 돈을 주고 밀항한 경제 이민자들이며 진정한 난민들이 아니라고 판정하고 이들에게 난민 자격을 거부했다. 법원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났다. 
현재 이슈가 된 타밀계 가족도 강제 출국 통보를 받고 지난 주 출국을 하기 직전 법원에 접수된 가처분 신청으로 다시 크리스마스섬 수용소로 돌아가서 최종 결정을 대기 중이다.
비올라 주민들이 “그들에게 호주 체류를 허용하라”는 시위를 했고 야당 정치인들도 이들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피터 더튼 내무장관은 “난민 자격이 거부된 이들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없으며 이들은 반드시 귀국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개입을 요청받았지만 “원칙이 흔들리면 인신매매단이 다시 활동할 빌미를 주게된다”면서 개입 불가를 분명히했다. 
리차드 디 나탈리 녹색당 대표(상원의원)는 ‘야만 행위’라고 질타하며 호주 체류 허가를 요구하고 있다.

호주는 외국인 범법자들에게 매우 엄격하다. 호주에서 출생한 뉴질랜드인들 중 범죄를 저지르면 강제 추방된다. 문제는 뉴질랜드에 아무런 친인척 연고가 없는 경우에도 예외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이 이슈를 모리슨 총리에게 거론하며 인도주의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변화가 없다. 
이같은 모리슨 총리와 더튼 내무장관의 강경 정책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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