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히키 의장 “성소수자 ‘존엄성’ 부여” 캐스팅보트 행사

타즈마니아의 성전환자들(트렌스젠더)은 이제 성전환 수술 없이도 출생 증명서상 성별을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삭제할 수 있게 됐다.

호주 최초로 지난 4월 타즈마니아 주의회 상원을 통과한 출생증명서 성별변경법이 내달 5일 발효됐다. 이 법에 따르면 16세 이상이면 부모의 승인 없이도 등록된 성별을 바꿀 수 있다. 게다가 트렌스젠더가 새로운 성별을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성전환 수술을 거쳐야 하는 요구사항도 없다.

지난해 노동당과 녹색당이 상정한 출생증명서 성별 선택권 법안에 타즈마니아 정부(자유당)는 강력히 반대했다. 법 조항들이 형편없이 작성된 데다(poorly drafted)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호주크리스천로비(Australian Christian Lobby)는 “출생증명서에서 성별란을 삭제하는 건 ‘생물학적 진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며 “여성 전용공간이 침해당하거나 운동경기에서 불평등한 경쟁을 야기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가부동수가 나온 의회 표결에서 수 히키 의장(자유당)이 찬성의 편을 들었다. 그는 “이 법안의 통과는 특정 정당의 승리 여부가 아닌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존엄성’(dignity)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의회도 지난 6월 이런 변화를 찬성하는 투표를 시행했다. 56대 27의 찬성표로 하원을 통과했고 현재 상원 토론이 진행 중이다.

한편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지난해 출생증명서 성별란 삭제 요구에 대해 ‘터무니없다’(ridiculous)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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