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중국 군사력 확대 ‘불법 규탄’ 거부
‘자유당의 샘 다스티야리 스캔들’로 공세 강화

스콧 모리슨 총리와 글래디스 류 자유당 의원

호주 최초 중국계 연방 하원의원인 자유당의 글래디스 류 의원(MP Gladys Liu)이 중국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로 의회 안팎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9일 류 의원은 스카이 TV의 보수 논객 앤드류 볼트(Andrew Bolt)와의 인터뷰에서 영토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대한 견해를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호주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답변했지만 중국의 행동을 불법(illegal)이라고 규정한 호주 여야의 입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세 번씩 이를 거부했다.

또 그녀는 해외 화교와 외국 정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해외교환협회(China Overseas Exchange Association)의 2개 지역 협회(광동성과 산동성) 회원으로 활동했는지에 대해 처음엔 부인했다가 나중에 이를 시인했다. 

그는 “내가 회원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회원이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게 내 이름이 올라갈 수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공영 ABC가 11일 그녀가 2003~2015년 회원임을 밝히는 중국 정부의 기록을 공개하자 회원임을 인정했다.  
  
ABC는 2018년 류 의원이 주관한 빅토리아주 중국 커뮤니티의 자유당 후원 행사 참석자 명단을 본 호주안보정보국(ASIO)가 말콤 턴불 당시 총리에게 절대 불참을 권고한 것을 폭로하면서 이유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11일 야당 외교담당인 페니 웡 야당 상원 원내대표는 “류 의원 연관 의혹들로 인해 그녀의 호주에 대한 충성심이 혼란스럽다(somewhat confused loyalties to Australia)”라고 공격했다. 

웡 의원은 “자유당 정부가 지난 2017년 샘 다스티야리(Sam Dastyari) 상원의원이 중국계 정치헌금 기부자들과의 유착됐다고 공격하면서 노동당에서 축출을 요구했고 그는 결국 상원에서 물러났다. 이제 스콧 모리슨 총리는 류 의원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의회와 국민들에게 류 의원이 의원으로서 적합하고 문제가 없는지(fit and proper to be an MP) 여부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스티야리 전 상원의원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규탄하지 않은채 호주의 외교적 중립을 촉구해 정부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았고 결국 정계에서 퇴출당했다.

웡 의원은 “과거 자유당이 다스티야리를 빌 쇼튼 당시 야당대표의 리더십 시험대로 이용했다. 이제 류 의원이 모리슨의 시험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11일 의회에서 류 의원과 다스티야리의 비교를 일축하면서 남중국해 관련 류 의원의 발언(호주 정부 입장 지지)을 두둔했다.  
  
11일 중도 연대(Centre Alliance)의 렉스 패트릭 상원의원(senator Rex Patrick)은 AM과의 대담에서 “의회 안에 외국의 영향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의회가 매우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류 의원은 중국 정부의 산하 단체 회원 여부에 대해 의회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를 조사해야 한다, ASIO의 자문을 구하는 것도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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