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U 설문 “82% 인종차별 경험”, 숍.식당 가장 빈번 

호주 인구 중 아시아계(Asian Australians)는 약 12~15%를 점유하지만 기업, 정부, 대학, 커뮤니티 단체의 최상층(리더십 위치)에는 4%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친 탠 호주인종차별위원장(Australian Racial Discrimination Commissioner Chin Tan)은 “사회 각 분야의 리더십 위치에서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현저하게 부족한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주류사회에서 이른바 ‘뱀부 실링(bamboo ceiling)'이 여전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뱀부 실링이란 아시안들이 직장에서 근면 성실해 능력을 인정받지만 승진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여성의 승진 한계를 지칭하는 ’글라스 실링(glass ceiling)'과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호주 분야별 아시아계 리더십 점유율(Diversity Council Australia 자료)

연방 정치권을 보면 상원에서 페니 웡(Penny Wong) 의원(노동당), 하원에서는 싱가폴계인 이안 구디너프(Ian Goodenough) 의원과 새로 당선된 중국계(홍콩 출신) 글래디스 류(Gladys Liu) 의원 등  아시아계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12-13일 멜번에서 1회 ‘아시안 호주 리더십 서밋 (Asian-Australian Leadership Summit)’이 열린다. 이를 앞두고 호주국립대학(ANU)의 사회연구 및 방법론 연구소(Centre for Social Research and Methods)는 765명의 아시아계 호주인이 포함된 2,547명을 대상으로 인종차별(racial discrimination)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아시아계-호주인의 82%가 “인종차별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소는 숍 또는 식당이었다.   

인종차별을 신고한 아시아계 호주인들의 65%는 작업장에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계 호주인들은 일을 하면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근무 스타일에서 덜 공격(적극)적이다, 인종차별이 없는 직업을 선택한다는 반응을 얻었다. 

아시아계 호주인이 리더십 위치에 오르는 것을 방해하는 주요 장애물은 인종차별, 부정적인 고정관념(stereotyping, 선입견), 문화적 특정짓기(cultural characteristics), 중국의 정치적 개입에 대한 과도한 분노,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을 인정하지 않는 직장 풍토, 신뢰 부족이었다. 6개 요소 중 인종차별과 고정관념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장애물이었다.

외교장관 출신인 가레스 에반스 호주국립대(ANU) 총장은 “설문 결과는 우리 사회, 특히 작업장에서 아시아계 호주인들이 당면한 도전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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