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문화예술 이해하려는 노력  중요” 

한호일보 인문학 콘서트에서 첫 여성 강연자로 나선 이호임 화백

동포 중견 화가 이호임(65) 씨가 진행한  ‘호주 미술, 그 발자취를 찾아서’ 라는 주제의 '한호일보 인문학 콘서트'가 9월 10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약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료됐다.

이 화백은 한호예술재단(KAAF) 회장이며 한인여성 미술협회(KWASS) 고문, NSW 주립 미술관 커뮤니티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하는 호주 동포사회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이다.

한호예술재단 창립과 함께 카프 미술상(KAAF Art Prize)을 제정해 호주 미술계에서 큰 규모의 상금(1등 2만불, 2등 2명 2천불씩 총 2만4천불)을 주는 권위있는 대회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톰 로버츠가 그린 마리아 리틀(Malia Little) 작품. 1895년 작.

첫 강좌에서는 '200년 동안의 호주 예술 및 예술가들의 삶 이야기'가 소개댔다. 영국에서 호주로 건너온 죄수 출신 화가의 작품에서부터 최신 비디오아트까지 약 200년 호주 미술사를 쉽게 설명했다.
두번 째(25일) 강좌에서는 ‘호주 원주민과 원주민 미술'이 소개됐다.  이 화백은 유명 미술 작품의 역사가 숨어있는 곳을 직접 탐방한 경험과 풍부한 자료, 해박한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전달했다.

인문학 콘서트의 첫 여성 강연자로 나선 이 화백은 두번 쨰 강연에서 “호주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피흘린 200여년의 역사를 어떻게 표현해냈는가, 그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호주 원주민 미술의 역사와 그 작가들에 대해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짚는 강의를 펼쳐 나갔다.

세븐 시스터즈(Seven Sisters) 이야기가 나타나는 지역.

 
영국작가 존 글로버(John Glover)의 작품에 나타난  '코로보리(corroboree)'라는 남자들의 의식과 '아웰레(awelye)'라는 여자들만의 의식, 노랑은 태양, 빨강은 호주 땅, 블랙은 자기 민족을 나타낸 공식 원주민 깃발을 설명한 데 이어 호주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NSW 아웃백에 있는 문고 레이크(Mungo Lake)를 꼭 방문해보라고 권유했다. 

문고 레이크에서는 1968년, 시신의 반은 화장(cremation)되었고 반은 그대로 매장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원주민 최초의 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는 알버트 나마찌라(Albert Namatjira)와 에밀리 카메 응와레예(Emily Kame Kngwarreye) 등 호주 원주민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들,  ‘센터포인트 2002(Centrepoint  2002)’를 포함한 여러 작품을 통해 잃어버린 세대(Stolen generation), 즉 원주민들의 아픈 과거를 표현한 작품들도 소개했다. 

원주민들의 아픈 과거인 잃어버린 세대(.Stolen generation)를 표현한 작품 ‘센터포인트 2002(Centrepoint 2002).

이 화백은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원주민 작품을 보기 원하는 분들은  따로 시간을 내어 설명해드리겠다”고 약속하면서 “원주민 미술은 나 자신도 그들의 슬픈 역사를 알아가면서 가슴으로 이해하다 보니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200여년의 호주 예술가들과 원주민 예술에 대한 방대한 내용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풀어놓았지만 한 가지만이라도 마음에 남는다면 이번 강의의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호주 예술, 특히 원주민 미술에 대한 그의 애정을 읽을 수 있었다.

Q&A시간에 이성원 씨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아트펀드에 대해 관심이 높다. 원주민 예술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이 화백은 “2018년 노던 테리토리 아트페어에서 2백만 달러 이상의 작품이 팔렸는데 이 중 많은 작품이 유명작가의 위조작이었다. 원주민 예술 작품만을 취급하는 갤러리에서 구입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미술 작품 구매시의 팁도 곁들였다.  

쥴리안 리는 페이스 북에 “호주에 산다는 것 만으로 저절로 호주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Us)'가 되려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야하며, 또한 '우리'가 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초대해야 한다"라면서 “이호임 선생이 한인동포들의 호주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위해 기울인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글무늬 문학 사랑회의 송귀자씨는 “오랜만에 풍부한 자료에 기초한 수준높은 강의를 접하게 되어서 매우 기뻤다. 호주 미술사와 원주민의 미술사를 더 듣고싶다. 이 멋진 인문학 교실을 주최한 한호일보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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