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주요 이슈 무시 인상”, 피지 총리 “모욕” 비난  

기후서밋 개막식(23일)에 불참한 스콧 모리슨 총리가 호주 최고 부호 리차드 프라트의 오하이오주 포장재 공장 준공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호주는 하워드 총리 시절부터 제기된 과학자들의 건의사항을 여전히 무시하고 있다.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UN Climate Summit)에 대한 호주 정부의 무시와 관심 부족은 솔직히 국가적 수치(national embarrassment)다. 스콧 모리슨 정부의 신규 석탄광 장려와 가스 수출 확대는 지구온난화 방지에 필요한 글로벌 노력에 찬물 끼얹는 직접적인 반대 행위다.“

환경과학자 이안 로우(Ian Lowe) 교수(그리피스대학)는 올해 유엔 기후서밋에서 가장 중요한 날인 23일(미국 시간) 국제 행사에 불참한 모리슨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개막 행사에는 의욕적인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한 63개국이 초청돼 3분씩의 정책 발표 기회가 부여됐다. 호주는 이그룹으로 초청을 받지 못했다. 미국, 일본, 남아공, 사우디 아라비아, 브라질 등 기후변화에 미온적이며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들도 같은 입장이었다.

국제적으로 탄소 배출은 2030년까지 45% 감축이 필요한 실정이고 2050년 100% 감축 목표가 권장된다. 그러나 호주는 2030년까지 2005년 배출 수준의 26-28%를 감축하겠다는 미온적인 종전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동안 호주의 탄소 배출이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극적인 감축 목표 없이는 2030년 타겟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리슨 총리는 25일(미국 시간) 유엔 연설을 통해 호주에 대한 비난 시작은 미디어가 부풀렸거나 잘못된 정보에 입각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호주는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국제적인 시각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유엔 특별대표(UN Special Representative for Sustainable Energy)인 레이첼 카이트(Rachel Kyte)는 23일 아침 호주의 라디오 내셔날(RN Breakfast)과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 대표들이 보다 의욕적인 계획(ambitious plans)을 갖고 9월 23일 유엔에 참석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 Greta Thunberg)는 여러 나라 정부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호소하는 격정적인 연설을 했다. 이어 제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뉴질랜드는 2050년까지 이산화 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인 ‘탄소 제로 목표(carbon-neutral goal)’를 제시했다. 또 태평양의 기후 완화를 위해 3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핀랜드는 탄소 제로 목표를 2033년으로 2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이웃 국가들 중에서 피지, 인도네시아. 바누아투, 팔라우 대표가 모두 연설에 동참했다.

같은 날 모리슨 총리는 유엔 대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오하이오주의 호주 기업(포장재 공장) 오프닝에 참석했고 글로벌문제 시카고연구소(Chicago Institute for Global Affairs)의 기조연설을 통해 “탄소 배출과 관련해 중국은 더 이상 개도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대대적인 감축을 촉구했다. 

호주 기자가 23일 유엔 서밋에 불참한 이유를 질문하자 모리슨 총리는 “마리즈 페인 외교 장관이 호주를 잘 대변할 것이다. 이번 주 후반 태평양 도서국가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인 외교장관과 패트릭 서클링 환경대사 (Ambassador for the Environment Patrick Suckling)가  유엔 회의에 참석했지만 호주는 초청국에 포함되지 못해 연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스트레일리안 인스티튜트(Australia Institute)의 리치 머지안(Richie Merzian) 연구원은 “이처럼 중요한 국제회의에 호주 총리의 부재를 많은 국가들이 주시했다. 특히 태평양 도서국들은 놀라움과 실망감을 나타냈다. 피지 총리는 모욕(an insult)이라고 비난했다. 모리슨 총리의 불참으로 호주와 태평양 이웃들과의 관계가 더욱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마크 하우든(Mark Howden) 부의장도 “호주의 불참은 스마트, 혁신적, 미래 지향적 국가라는 호주의 비전과 어울리지 않는다. 유엔 서밋에서의 뉴질랜드 활동과 크게 대조된다”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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