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때 UN 직원으로 방문.. 인생의 전환점 되어
세계 최빈국에서 고아와 여성 돌보는 사역 7년째

헬렌 김 아이티 선교사가 호주를 방문, 집회를 통해 아이티 실상을 전하고 있다.

지구상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Haiti)는 카리브해의 쿠바와 마주보는 작은 나라다. 2010년 대지진이 발생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아이티 구호단체 DFI(Development for Freedom International) 대표인  헬렌 김(한국명 김혜련) 선교사가 시드니 새순교회(담임목사 송선강)의 아이티 중보기도팀 초청으로 호주를 방문, 10월 20일까지 6개 교회 집회를 통해 동포들을 만나면서 아이티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그녀와 아이티와의 만남은 사실 우연이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 전공 후 정계에서 14년간 일하고 선망의 대상으로 불리는  UN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대지진이 발생한 아이티를 방문한 것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 계기가 됐다. 
3주동안 아이티를 떠나 온 김 선교사는 “고생하는 아이들과 선교사님들을 생각하면 아름다운 호주에 와 있다는 것이 너무나 죄송하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아이티처럼 도움이 많이 필요한 나라를 위한 기도의 동역자들을 많이 얻고 싶다”는 헬렌 김 선교사를 지난 2일(수)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티에서의 경제 자립과 교육, 의료 사역.

Q.아이티에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또 그 곳에서의 사역에 대해 소개해 달라.
“2010년 대지진으로 30만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고 104명의 유엔 직원들이 숨지는 대참사가 났을 때, 아이티 복구사업을 위해 유엔에서 파견됐다. 나는 가톨릭 신자였지만 함께 예배드리던 선교사님들과 한인 교회를 세우게 되었고 그 곳에서 첫 세례자로 세례를 받았다. 그 뒤 유엔을 그만두고 아이티로 돌아가서 2011년 1월부터 지금까지 길거리 어린이 기숙학교 운영 등의 교육사역과 청년과 여성들의 경제 자립 사역, 심장병 어린이 수술 등 의료 사역 등을 하고 있다.” 

Q 최빈국 중 하나라는 점 외에 아이티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워낙 슬픈 역사만 있는 나라다. 카리비안 해에 있는 섬나라로 도미니카 공화국과 한 섬을 공유하고 있는데 위로는 쿠바, 왼쪽으로는 자메이카가 위치해 있다. 전체 인구의 60%가 하루 한끼를 먹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하고 쓰레기 더미로 오염되어 있으며 폭력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시달리는 나라다.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904년에 독립을 하게 된 세계 최초의 흑인노예 독립국이 되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난으로 인해 아채로 죽을 쑤어 먹는다. 야채를 기름과 케쳡에 볶아서 만든 레귬이라는 음식을 주로 밥이나 스파게티에 얹어 먹는다. 스포츠로는 축구를 매우 좋아하고 올해 열렸던 골든 컵 경기에서 아이티가 국가 설립 이후 최초로 4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보여 온 나라가 열광하기도 했다.

아이티의 종교는 독립을 주도했던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아프리카 전통 신앙인 부두교(Voodoo)가 전파되어 숭배되고 있다. 아이티에는 파송된 선교사들 중 미국인 비율이 높고 한국인 선교사는 약 45명 정도 사역을 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잘 나가던 UN직을 뒤로하고 최빈국가인 아이티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

Q 매우 열악한 환경에 가서 봉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선교사로서 가장 보람있는 점과 힘든 점은 무언인가?
“기도와 준비로 오랫동안 선교사를 준비해서 오는 다른 선교사들과는 달리 나는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선교사로 시작해 쉽지 않았다.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후원도 없었던 서러운 시절이 가장 힘들었고, 또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때문에 몸이 너무 나빠지고 건강을 잃게 되는 것 또한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보람된 것은 편안한 도시 생활에서 느끼거나 체험할 수 없는 깊은 주님과의 친밀감을 선교지에서는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내가 돌보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은 말할 수 없는 보람이고 기쁨이다.” 

Q. 선교지를 방문할 때 현지인들을 위해 주의할 사항이 있다면..  
“단기 선교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이 좀 있는 것 같다, 선교는 ‘주러가는 것이 아니고 받으러 간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무엇인가를 주는 입장은 '갑'의 위치에서 선교지를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다. 또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선교지 사람들과의 교감’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냄새나는 이상한 음식과 익숙치 않은 냄새가 나는 사람들의 손도 잡아보고 기도해주고 그렇게 사랑을 나누는게 진짜 선교라고 생각한다. 선교지에 갈 때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선교를 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영어를 가르쳐주고 같이 축구하면서 놀아주는 것, 또 어른들의 경우, 회계사는 그 나라 젊은이들에게 회계 학교를 열어주거나 컴퓨터 및 악기 강좌 등등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것이 정말 도움이 된다.” 

김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꼭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데 특히 수선하기 어려운 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고려해서 중고 컴퓨터보다는 새 것을 가져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간장, 소금, 학용품, 양말, 치약, 칫솔, 옷 등 모두 필요하다면서도 “방문 선교지의 언어로 되어 있는 찬양으로 워십 댄스를 준비하는 것이 파워풀하다”고 강조했다. 

Q 기사를 읽고 선교 후원을 하고 싶은 분들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사역에서 가장 필요한 후원은 무엇인가. 
“첫째는 아이티에 직접 오셔서 현지 사정을 나누고 우리에게 필요한 사역을 함께 하는 직접 사역봉사가 있다. 또 재정후원 그리고 직접 오지않아도 할 수 있는 기도 후원이 절실하다.”

은퇴 후 계획을 묻자 그녀는 “평생 주님의 일을 하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선교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는 그날까지 사역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은퇴가 없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 헬렌 김 선교사 호주 일정 및 사역 문의: 0424 734 700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FrNz1OSrG4k&list=PLRYSR_qd2zVXWWUah13xv97y7QOiHMw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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