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협조 → 소비 증대 효과 부진
효율적 ‘정책 고갈’로 중앙은 고민 커져

호주, 사상 최초 1% 미만 진입
“유럽.일본의 ‘제로 금리’ 호주선 기대 불능”

호주중앙은행(RBA)이 1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0.25% 내렸다. 이유는 침체 상태의 호주 경제 성장 활성화와 실업률 악화 방지 목적이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국제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매우 낮다. 50년래 최저 수준”이라면서 금융권에 100% 반영(0.25% 인하)을 촉구했다. 

그러나 호주 4대 은행은 이번에도 RBA 인하 폭의 절반 정도만을 반영했다. 코먼웰스은행(CBA)이 0.13%, ANZ은행은 0.14%, 내셔날호주은행(NAB)과 웨스트팩은 0.15% 인하를 발표했다. 반면 소형 금융업체인 아테나 홈론, 오스와이드뱅크 등은 각각 0.25% 내렸다.

모기지 40만불 → 0.25% 내리면 연간 3백불 추가 절약 가능 
(missed saving)은 고객의 은행이 0.13-15% 대신 0.25%를 인하했을 경우, 추가 절약을 의미한다.

덴마크의 3대 대출 은행인 자이스크 뱅크(Jyske Bank)의 표준모기지 금리는 -0.5%다. 현재 금리 가치를 나타내는 이자율이다. 기관 투자사들로부터 더 낮은 네거티브 금리로 돈을 빌려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예상 밖의 마이너스 모기지 금리가 가능하다. 
네거티브 금리는 빌려오는 돈보다 적게 갚는다는 의미다. 은행은 다른 수수료와 서비스비용(fees and charges)을 부과하며 대출 이자 소득에서는 약간의 이익을 낸다. 
스위스의 일부 대형 은행들은 현금을 맡기는 예금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호주에서는 무척 생소한 스토리로 들릴 것이다. 아직까지는..  
 
호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수신 계좌가 호주 4대 은행 전체 펀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미 약 25%는 제로 금리에 근접한 낮은 이자를 받고 있다. 이 비율이 33%선으로 늘어날 것이다. 추가 인하(2020년)가 예상되지만 AMP 캐피탈의 쉐인 올리버 수석경제분석가는 “RBA가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네거티브 금리는 자신감의 상실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다. 유럽과 일본의 네거티브 금리가 효과를 나타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호주 시중은행들이 이같은 인하를 반영하지 않을 것이다. 수신금리(deposit rates)를 제로 미만으로 낮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호주 기준금리와 모기지(변동 및 고정) 금리 비교

기준금리 1% 미만 시대의 진입으로 호주는 불합리(부조리), 무기력, 불평등의 시대(era of irrationality, impotence and inequality)에 돌입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과거 호시절 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기준금리 이상 올릴 수 있었다. 은행 마진이 커졌고 수익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금은 은행과 예금자들(depositors)에게는 불리한 시기다. 
은행은 저축률이 낮아지고 이자율도 내려가면서 기준 금리 보다 더 수신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입장일 것이다.
RBA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0.25%)할 경우 은행들의 수신 금리 인하는 0.05%정도에 그칠 것이다. 그 이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며 감내할 수 없기(simply can't afford to) 때문이다. 

스콧 모리슨 정부가 어렵사리 예산 흑자 상황을 만들어 놓고 대대적인 투자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재정적 부양책(fiscal stimulus)도 기대하기 어렵다.  
화폐 인쇄(money printing)를 늘려 통화 유통량을 증대하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도 검토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종종 사용했던 정책도 이자율이 제로에 근접하면 효과가 줄어든다. 이미 시드니와 멜번의 집값이 들먹이는 ‘자산 버블(asset bubbles)’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부의 불평등도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 금융정책 수단이 거의 고갈되면서 RBA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모기지 40만 달러에서 이자율이 0.25% 인하될 경우, 연간 약 $440 절감 효과를 얻는다. 모기지 이자율 인하로 집값 상승, 모기지 대출액 증대, 신차 구매 등 지출 증대와 고용 창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까?

기준금리가 각각 0.25%씩 인하된 6, 7월 은행권의 이자율 인하는 은행권의 비협조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10월 인하도 제한적 효과에 그치면서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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