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변호인‘조건부 가석방’신청, 검찰 반대
“성사된 중개 무역 전무”, 관련 혐의 취약 근거 제시 
경찰“최씨, 김정은이 나를 인정.. 떠벌리고 다녀”

트로츠키스트 플랫폼이 주관한 최씨 석방 캠페인이 2018년 시드니에서 열렸다

북한산 미사일과 석탄 등을 제 3국으로 중개 무역(불법 거래)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돼 거의 2년 동안 투옥(현재 시드니 롱베이 교도소 수감 중)된 한국계 호주인 최창환(영문 Chan Han Choi, 60) 씨가 과거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터운 신망을 받는 인물’이라 호언하고 다녔다고 경찰이 주장했다.

북한의 ‘경제 스파이’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는 호주에서 대량살상무기 관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2017년 12월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인 이스트우스 자택(아파트)에서 체포된 이래 2년 가까이 수감돼있다가 최근에서야 가석방 관련 재판이 시작됐다. 당시 최 씨의 직업은 병원 청소부였다. 

경찰 조서에 따르면 최 씨는 북한의 석탄 수출 및 무기 밀매를 위해 러시아, 시리아, 대만, 캄보디아 암시장 딜러들과 접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북한을 여러번 방문하면서 북한에 대한 충성과 사명감으로 북한 측의 신뢰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가 2013년 7월경 수신한 한 이메일 서신에서 “나는 조국(북한)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슴 속엔 조국이 깃들어있다. 그렇기에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2014년 8월에는 밀가루 거래 중개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활동하는 북한의 ‘국제통상 연락책’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7월 석탄 판매 중개에 대해서는 당시 협상하던 상대가 그를 단순히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로 보자 최 씨는 “김정은이 인정한 전략가(strategist)라며 그들이 나에게 ‘큰 실수’를 했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2월 북한 경제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투옥된 시드니의 한국계 호주인 최창환씨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체포 후 천안함 침몰 5주년 기념일에 북한산 석탄 가격을 부풀려 한국에 판매하려 한 혐의를 시인했는데 그는 가격을 부풀린 이유에 대해서 “북한이 천안함 사태의 배후에 있다는 거짓 주장에 대한 보상 때문이었다”라는 주장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 씨가 2015년 7월 대만의 한 이메일 주소로 김정은의 모습과 대규모 폭격 장면이 담긴 선전 영상을 전송한 사실도 확인됐다.

최 씨는 시드니에서 ‘솔로몬 최(Solomon Choi)’로 기재된 명함을 사용했다. 당시 그는 자원 거래를 하는 무역회사를 경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가 ‘솔로몬’(Solomon)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며 2017년 8월 의문의 인물과의 전화 통화에서 탄도미사일을 ‘소나무’(pine tree)로, 미사일 공장은 ‘원예원’(nursery) 등의 암호를 사용했다고 추정했다.

경찰 수사에 따라 최 씨의 자택에서 북한 잠수함 관련 문서와 핵탄두 및 방공시스템에 대한 자필 메모, 도표 등이 압수됐다. 그의 전 부인지모 씨는 “최 씨가 체포되기 전까지 7년간 센터링크 보조금을 받았으며 그녀에게 북한 관련 사업으로 거액의 돈을 벌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현재 유엔 및 호주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 등의 6개의 혐의로 기소됐는데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내년 2월 NSW 고등법원(Supreme Court)에서 재판이 열린다.

10월 14일 고법 가석방 재판에서 최 씨의 변호인 피터 레인지(barrister Peter Lange) 법정변호사는 “경찰이 주장한 북한산 물품 거래 중 아무 것도 성사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검찰이 주장한 혐의 중 상당 부분이 최 씨의 과장된 주장에 근거한 것으로 신빙성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레인지 변호사는 줄리아 로너간 고법 판사(Supreme Court judge Julia Lonergan)에게 하루 2회 경찰 보고, 집 반경 5km 이탈 금지, 1만 달러 보석금 지불 조건으로 가석방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측의 소피 칼란 법정변호사(Crown barrister Sophie Callan)는 이에 반대했다. 
로너그란 판사는 18일(금) 가석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이스트우드에서 연방경찰에 체포된 호주 동포 최창환씨

공산주의단체 ‘트로츠키스트 플랫폼’
“최씨는 정치범, 석방해야”, 법적 지원 

한편, 호주 공산주의자단체의 온라인 네트워크인 트로츠키스트 플랫폼(Trotskyist Platform)은 최씨를 북한을 도우려는 ‘정치범(a political prisoner)’으로 규정하고 석방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시드니의 롱베이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씨는 면회를 통해 이 단체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이 단체의 법적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 트로츠키스트 플랫폼 웹사이트: 
https://www.trotskyistplatform.com/energetic-protest-demands-freedom-for-socialist-political-prisoner-in-australia/

또 호주 동포 사회 일각에서 최씨가 거의 2년 동안 재판 없이 중범죄 교도소에 구속 수감된 것은 인권유린이란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인 동포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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