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뭄으로 식수까지 걱정하는 것은 지방만은 아닐 것이다. 500만 명이 사는 시드니도 주요 급수원인 와라감바댐의 수위가 지난 주 47.9%를 기록했는데 매주 0.3%씩 줄어들고 있다. 2004년 6월 심한 가뭄 때와 비슷하다. 
시드니 인구가 크게 늘어 식수를 늘리기위해 1960년 건설된 와라감바댐의 수위를 14m 높이기로 했지만 댐 건설 후 5번이나 심한 홍수로 인해 시드니 서부가 물에 잠겼기 때문에 실행치 못하고 있다. 홍수 때 댐에서 물을 방류하면 엄청난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건조한 호주에서 가뭄과 홍수, 산불 등은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번 NSW 장기 가뭄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심해  시드니를 포함한 NSW 경제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웨스트팩은행의 소비자 심리 조사에 따르면 이번 가뭄으로 시드니와 NSW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와 비슷해졌다. 호주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했던 NSW 경제가 이제 빅토리아주에게 그 자리를 양보해 줄 형편이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NSW 내륙 농촌 도시인 버크(Burke), 더보(Dubbo)나 아미데일(Armidale)이나 퀸즐랜드의 스탬쏘프(Stamthorpe)는 식수 사정까지 걱정해야 할 단계다. 작은 지방 도시들은 식수 공급(물 탱크 트럭)으로 공급을 하는 실정이다.  

기상대는 오래 전부터 가뭄을 예고해 왔다. 정부가 전국 가뭄 재난책(National Draught Emergency)을 마련했지만 연방이나 주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가뭄 가정 당 1만 2천 달러 정도의 지원금을 지급한 이래 급수 시설 개선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수자원 증설 인프라스트럭쳐가 필요한 것이다.
 
한 예로 가뭄이 심한 호주에 2003년 이루 댐/저수지(Dam)을 20개 건설했는데 16개는 강우량이 많은 타즈마니아에 건설했고 호주 본토에는 4개 증설에 그쳤다. 각 주 정부가 13억 달러를 들여 저수 시설을 만들지 않는다면 2030년에는 37%의 저수량이 줄어들 것이으로 우려된다. 
호주는 강우량은 작지만 지하수는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대륙 넓이의 25%정도에 지하수가 퇴적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퀸즐랜드와 NSW 북부, 노던테리토리, 남호주의 절반 정도에 풍족한 지하수가 있다. 
과학자들이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지하수 넓이는 약 170만 평방 km로 한반도 면적의 7.7배에 달한다. 매장량은 약 65.000 입방 km 정도라고 한다. 비가 많이 오지 않지만 물(지하수)이 부족한 나라는 결코 아니다. 호주 지하수는  펌푸가 필요 없이 구멍만 뚫으면 물이 솟아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지하수(ground water)라고 부르지만 호주에서는 보링 워터(boring water: 구멍 뚫어서 나오는 물)라고 부른다. 

세계 인류의 40%가 비가 부족한 곳에 살지만 거의가 지하수로 물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도 40%의 수도가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대 호주에 많은 농민들이 마구잡이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어 정부의 관리와 통제가 필요하다. 시드니수도국 고위 간부인 카다린 포트는 6월부터 실시한 절수운동(Love Water Campaign)을 통해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어 시드니 지역에 하루 소비량이 1억 5천 리터에서 1억 리터로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물을 아껴 사용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시드니 이너 웨스트 지역인 피터섐(Pertersham)에 사는 호주 영화배우 매튜 코틴(Mattew Cotin)은 하루 15리터로 마시는 물과 세탁을 해결했다. 빨래는 세탁기에 넣지 않고 손으로 세탁했다. 일반인들이 하루 200리터를 사용한다면 하루에 1인강 무려 185리터를 절수 한 셈이다. 그의 절수 방법은 가뭄에 허덕이는 NSW 거주자들에게 큰 위안을 준다. 

시드니 북부 지역인 크레몬(Cremone) 거주자 라나 레저우드 (Lana Ledgerwood) 부인은 7세 아들인 베데 갈레타(Bede Galletta)를 큰 플라스틱 물통에 물을 받아 그 안에서 목욕을 하도록 하고 그 물을 가지고 집안 잔디나 꽃밭에 물을 주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아니샤 메라(Anisha Mehra)는 딸의 샤워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타이머를 설치하여 시간 안에 사워를 끝내면 주말에 보상을 해주는 방법을 이용했다. 사워에는 1분에 약 6-11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물을 욕조에 받아서 하는 방법이 절수에 도움이 된다. 나중에 이 물로 정원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덥기 때문에 가족이 자주 목욕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에어콘을 켜놓기도 한다.남편은 설거지 할 때도 수도를 열지 않고 양쪽에 물을 받아 처음에는 더러운 것을 씻고 다른 곳의 맑은 물에는 비누를 딱아내는 방식으로 설거지를 한 후 그 물을 병이나 프라스틱 용기에 넣어서 잔디에 준다. 세탁물이 완전히 차지 않으면 세탁기도 돌리지 않는다.

그러나 헌터스힐(Hunters Hill), 글레이스빌(Gladesville), 울위치(  Woolwich), 울라라(Woollahra), 쿠링가이(Kuringgai) 지역은 단독 주택의 대지가 넓고 나무가 많아 물 사용량이 많다. 
 
6월 1일부터 2달간 홍보기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스프링 쿨러로 잔디에 물을 주거나 자동차를 호스를 이용해 세차할 경우에도 주의를 주었다. 9월 1일부터 적발이 되면 개인은 $220. 사업체는 $550의 벌금이 부과 된다. 
시드니 수도국은 'Love Water, Don't Waste Water!'라는 표어로 물 절약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물 부족 국가인 호주는 절대적으로 이 운동이 필요하다. 우리 한인사회로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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