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방영, 주류 시사토크쇼 패널 한국계 첫 출연

ABC 드럼 10월 24일 프로그램

시드니 동포 2세 기자인 서보현(24, Bo Seo)씨가 지난달 24일 ABC방송 시사 토크쇼 ‘더 드럼’(The Drum)에 전문가 패널로 출연해 토론에서 맹활약을 했다. 호주 주요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한국계 호주인이 패널로 참여한 것은 서 씨가 처음이다.

이 토론은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법안과 앵거스 테일러 에너지부 장관의 위증 스캔들, 리얼리티쇼 출연자의 심리적 트라우마에 대한 보상 등을 주제로 호주 경제전문지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리뷰(AFR) 서보현 기자, 시드니 시티카운슬의 크레이그 청(Craig Chung) 시의원(자유당), AMP 캐피털 비상임이사 밍 롱(Ming Long)이 패널로 초대됐고, 멜번의 인권변호사 리 카니(Lee Carnie)는 멜번에서 위성 출연했다.

‘더 드럼’(The Drum)은 줄리아 베어드와 엘렌 패닝이 진행하는 호주 주요 시사 및 뉴스 분석 프로그램이다.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패널로 구성해 호주 주요 이슈를 깊이 토론하는 수준 높은 시사 프로그램으로 ABC TV 채널 황금 시간대인 평일 오후 6시와 ABC 뉴스 채널(24) 7시에 방영된다.

시드니 녹스 그래마를 거쳐 하버드대(최우등) 졸업한 서 씨는 시사 토론 내내 세계토론대회 챔피언 출신다운 면모를 보였다.

서보현 기자(왼쪽)와 크레이그 청 시드니시티카운슬 시의원이 대화를 하고 있다

첫 주제인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활용 및 상호운용에 대해 다른 토론자는 주로 사생활 침해를 논하며 옳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서 씨는 이를 ‘개인정보의 대규모 기업화’ 측면으로 접근해 “정부가 국민들을 감시하고 개인정보를 대대적으로 활용하려는 ‘독재적 발상’이 시민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다.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뿐 아니라 그 뒤에 놓인 기술적 편리성 외 개인정보 수집의 진정한 의도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날카롭게 제시했다.

이어 시청률과 화제성에만 치중된 호주 리얼리티 쇼가 여러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는 논의 중 한국 TV의 포맷을 모방한 호주판 복면가왕 ‘더 마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싸구려 컨셉으로 인기몰이를 하려는 프로그램은 아닌 것 같다. 명성(fame)이라는 맥락 안에 감춰진 익명성의 의미를 탐구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리얼리티 쇼의 인간 내면 탐구적인 면을 언급하며 일종의 관용(charity)을 가지고 접근하면 보다 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계에서 사실 위조 논란으로 수사 선상에까지 오른 앵거스 테일러 에너지부 장관의 허위 주장에 대해 서 씨는 “클로버 무어 시드니 시장의 ‘비일관성’을 부각해 그의 권위를 실추시키려 한 듯하다. 기후변화와 같은 대국적 이슈를 개인 정치인이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do and don’t)로 분류하는 전략은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고  질타했다.

패널과 사회자 엘렌 패닝(맨 왼쪽)

앞서 테일러 장관은 무어 시장이 국내외 여행경비로 무려 1,5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폭로하며 그 거대한 금액을 호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기여했다면 더욱 의미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 공시자료 확인 결과, 무어 시장이 지출한 금액은 불과 5,00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경찰에 테일러 장관의 위증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 감축 계획만을 발표할 뿐 구체적 실적 및 탄소량 변화에 대한 세부자료는 공개하지 않는 연방 정부의 입장에 대해 일종의 ‘내세우지 않는 미덕’(virtue)이라 주장한 크레이그 청 시드니 시의원에게 서 씨는 “이는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메시지이기에 대대적으로 선전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자유당 소속인 청 시의원은 같은 정당의 정책을 옹호하는 듯한 코멘트를 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청 시의원은 라이드카운슬에서 시드니시티카운슬로 옮겨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드럼에서 서 씨의 논리 전개와 문제 분석은 가장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동포 시청자는 “주류 인기 프로그램에 패널로 초청돼 공감을 얻는 코멘트를 한 것은 백인계 호주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서씨가 자랑스럽다”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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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bc.net.au/news/2019-10-24/the-drum-thursday-october-24/11637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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