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수) 라이드시와 종로구가 우호교류협정을 체결했다. 호주에서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인 라이드시의 제롬 락살 시장과 1천만 수도 서울의 중심인 종로구의 김영종 구청장이 시드니에서 프렌드쉽 합의(Friendship Agreement)에 서명했다. 
라이드시의 시의원들, 종로구 구의원들과 방문단, 행사에 초청을 받은 한인 동포들, 라이드시 주민 등 약 100명이 이를 지켜봤다. 축하 분위기에서.. 모두 기쁜 마음으로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 
 
호주의 지자체 결연을 한 한국 지자체는 자매도시 16개, 우호도시 19개라고 한다. 28년 전인 1991년 서울시-NSW의 자매도시 결연을 시작으로 35개로 늘어났다.
필자는 1991년 조순 서울 시장이 시드니를 방문해 닉 그라이너 NSW 주총리(자유당)와 자매결연을 맺은 것을 호주동아일보 기자 시절 취재했다. 이제 곧 30년 전의 일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종로구-라이드시의 우호결연은 서울시의 구로서는 호주 지자체와 9번째가 된다. 그동안 중구-파라마타, 은평구-켄터베리, 강서구-펜리스, 양천구-뱅크스타운, 금천구-버우드, 서초구-퍼스, 강동구-윌로비, 동작구-싱글턴시가 자매교류 또는 우호교류를 맺었다. 지자체 통폐합으로 켄터베리-뱅크스타운이 하나의 시가 됐다. 과거 서울의 구와 광역 시드니 안에 있는 시(카운슬)와 우호결연이 많았지만 퍼스(서호주), NSW의 지방 도시인 싱글턴 등 시드니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오늘자 한호일보 인터뷰에서 “우호결연도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제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 협력은 양측 모두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토론과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교류도 지속가능한 협력관계가 필요하다. 일회성으로 반짝하고 거의 유명무실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한호 양국의 지자체 교류 30여건 체결 중 과연 몇 개가 존속 의미가 있는지 모른다. 협력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 지자체 사이의 협력 체결 후 민간분야에서 후속(follow-up)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공무원 연수, 교환학생, 학교들의 화상 교육, 문화 단체 방문 등 약간의 교류가 이어지지만 그 다음은 별로 없다. 민간 분야 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인들/사업자들의 비즈니스 기회 및 투자 창출 노력이다.
 
한 예로 최근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11월 초 폐막한 2019 럭비월드컵(RWC)에서 개최국인 일본이 8강에 진출해 세계를 놀래켰다. 약체 일본의 비약적인 변신에는 지난 20년 동안 크고작은 럭비스쿨(사설 학원들)이 개설돼 체계적인 교육을 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중 상당수 호주인 럭비선수 및 코치들도 참여했다. 럭비 강국 호주의 스포츠 일본 수출 사례인 셈이다. 한호 관계의 앞날도 이런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매의 눈’을 가진 경제인들이 한호 민간교류에 참여한다면 미지의 영역 개척은 무궁무진할 수 있다. 라이드시-종로구의 우호교류가 3년 후 자매도시 관계로 격상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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