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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란 편견 부수기이훈근(월터 시니어, Walter Senior)
양다영 기자 | 승인 2019.11.07 14:00

“포기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호주 양부모 사랑 속에 성장
한국서 영어교사 활동, 멜번 ‘한국 축제’ 사회 맡아

입양아라는걸 직접 밝히는 건 때로는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 유튜버로 영어강사로 활동하면서 너무도 바르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던 월터(한국이름 이훈근)가 돌연 영상을 통해 입양아 임을 밝혔다. 호주 양부모와 허심탄회하게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영상을 게재했다. 

월터는 이번 11월 1일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열린 멜번 한국의날 행사에서 사회를 맡았다. 멜번 총영사관 직원 중 한명이 유튜브 구독자로 이번 페스티벌에서 사회를 맡아줄 수 있냐고 먼저 물어본 것. 잘 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지만 인생의 한번뿐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즐기자’는 마음으로 한국에서 훌쩍 멜번으로 날아왔다. 이훈근(월터 시니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입양아라는 사실을 밝히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는 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입양아라는 것을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양된 사실을 사람들에게 말할 때마다 대부분 ‘불쌍하다’는 생각을 내보이곤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부모님이 생물학적 부모님은 아니지만 평범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여느 다른 가족처럼 행복한 가정생활을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하는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부모님은 처음부터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임을 어렸을적부터 말해줬고,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자랐다. 

하지만 지방으로 이사를 하고 작은 학교로 옮기고 난 뒤부터 다른 생김새로 인해 친구들의 놀림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학생이 약 70여명이었는데 전교생 통틀어 동양인은 나홀로 1명이었다. 5-600명이 다녔던 고교에서도 아시안은 오직 나 뿐이었다. 

친구들처럼 말하고 똑같이 행동했지만 무조건적인 차별로 다름을 인지했고 동양인이란 사실을 오랜 기간 부끄러워했다. 

19세가 되어 브리즈번으로 옮기면서 많은 한인들을 만나게 되면서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됐다. 당시 만난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고 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해줬다. 

감사한 마음으로 코지티비(Kozzie TV)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됐다. 처음 채널을 만들었을 때는 호주 생황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한국 분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다. 내가 만난 한국인들과 친구들로 받았던 사랑과 관심을 내가 태어난 나라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라 생각했다. 

입양아임을 밝힌 유튜브 영상은 부모님과의 대화로 진행했다. 어떻게 입양을 결정하게 됐는지 왜 한국 아동을 입양했는지, 주변 사람들의 편견은 없었는지 등을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이다. 다음은 입양아 대한 월터 부모의 대답이다. 

건강상의 문제로 아이를 가질 수 없었지만 간절히 아이를 원했고 상의 후 입양을 결정했다. 당시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해외 입양의 기회가 열려 있었기 대문에 한국을 선택했다. 신청부터 실제 월터가 집에 올 때까지는 약 3년이 걸렸다. 월터가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가 시작된 셈이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회의도 가야 했고, 부부가 같이 하는 인터뷰도 3차례, 개별 인터뷰를 2번 가졌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자전적 이야기도 10장이 넘게 써서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했다. 그 과정이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월터를 만나기 위해 갔던 그 순간도 사실 엄청난 충격과 슬픔이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좁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월터와 다른 아이가 좁은 한 침대에 함께 누워있었다. 

모든 친인척들은 월터를 환영했다. 모두가 진심으로 응원해 줬다. 공공장소를 월터와 함께 다니면 꼭 사람들은 다시 한번씩 돌아보곤 했다. 입양한 사실을 알았을 때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줬다. 

친구들한테 괴롭힘을 당해 외톨이같다고 처음 들었을 때 슬프기도 했지만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자긍심을 갖게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전통의상을 사고 세례 받을 때 입히기도 하고 한국 역사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한국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했다. 

부모의 헌신적 사랑 때문이었을까? 어딜가든 누굴 만나든 월터는 사랑받는 사람이 됐다. 밝고 예의도 바르고 모범적인 그야말로 ‘훈남’으로 불린다. 지금 월터는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을 하고 있다. 한국에 간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한국에 간 이유는 몇가지 있다. 우선 첫번째로 태어난 나라와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었고, 생물학적 엄마를 언젠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2013년 처음으로 한국에 갔을 때 생김새는 한국사람인데 또 한국말을 못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먼저 언어를 익히려고 많이 노력했고 지금은 의사소통은 문제없이 할 수 있는데 아직 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한국에서 일하는게 힘들 때도 있지만 즐거움이 더 크다. 언젠가 호주와 한국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호주에서 혹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삶으로 조금 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호주 속 한인, 그리고 입양아라는 그의 정체성이 호주의 다문화와 한인으로서의 역할..그 ‘하모니’를 모두 담고 있는 듯한 울림이 있다. 

양다영 기자  yang@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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