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연관성’ 놓고 호주 정치권 티격태격 

바나비 조이스 연방하원의원(국민당)

NSW와 퀸즐랜드의 산불이 유례없이 악화되면서 피해가 커지자 산불과 기후변화에 대한 연관성을 놓고 정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부총리를 지낸 국민당 소속의 바나비 조이스 연방 하원의원이 지난 주 NSW 북부 산불로 숨진 3명 중 2명의 희생자(비비안 채플린(Vivian Chaplain)과 조지 놀(George Nole)는 녹색당 지지자들이었을 것이라는 말로 구설수에 올랐다. 

녹색당의 아담 밴드 의원이 “탄소배출이 현재 기후와 산불 악화에 영향을 주었다”라고 주장하며 호주 정부에게 석탄 생산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조이스 의원은 “산불 악화는 국립공원 관리인들이 사전에 불을 내 산불 악화를 방지하는 백버닝(back-burning)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두 희생자들이 백버닝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아마도 녹색당 지지자들 일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과 관련, 크리스티나 키닐리 야당 상원의원은 “두 희생자들의 정치 성향은 이들의 사망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조이스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다. 녹색당의 사라 핸슨-영 상원의원은 조이스 의원을 성탄절에 갑자기 나타나 집안싸움을 부추기는 밉상의 삼촌에 비유하며 그의 발언을 성토했다.

마이클 맥코맥 연방 부총리 겸 국민당 대표

앞서 마이클 맥코맥(Michael McCormack) 부총리 겸 국민당 대표는 산불 악화를 기후변화와 연관시킨 비난이 제기되자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헛소리를 하는 이너 시티의 미친 것들(only inner-city raving lunatics)뿐”이라는 과격 발언으로 비난했다. 이번 산불에서 큰 피해를 당한 글렌 이네스(Glen Innes)의 캐롤 스파크스(Carol Sparks) 시장은 연방 정부의 기후변화 무대응이 산불 악화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 공방이 거칠어지자 스콧 모리슨 총리는 “조이스 의원의 발언은 결코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 정치인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해외 언론들도 호주 정치인들의 산불과 기후변화 연관 언쟁을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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