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10억불 송금 거래 ‘관리 소홀’ 드러나 
오스트랙, 연방 법원 제소.. 막대한 벌금 처벌 예고
코먼웰스 이어 두 번째, 4대 은행 또 구설수 

웨스트팩은행

호주 4대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이 5년동안 무려 2300만회 이상의 국제송금 거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송금 거래액이 110억 달러에 달한다. 

앞서 2017년 코먼웰스은행(CBA)이 돈세탁을 허용한 53,700건의  위반 사례로 7억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고 이 파문으로 이안 나레브(Ian Narev) 당시 CEO가 조기 퇴진했다. 웨스트팩은 법규 위반을 감지하지 못한 사례가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벌금이 10억 달러가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주 돈세탁 방지 기관인 연방 정부의 오스트랙(AUSTRAC)은 웨스트팩이 돈세탁 및 테러리즘 재정지원 방지법(Anti-Money Laundering and Counter-Terrorism Financing (AML-CTF) Act) 위반 등 의무 소홀과 관련해 연방 법원에 은행을 제소하고 민사상 벌금명령을 신청했다. 

특히 필리핀 소재 아동성매매 조직과 연관된 12명 고객에 대한 정밀 감사를 하지 않아 범죄조직에게 악용당했을 가능성이 있다. 

웨스트팩은 또 정밀 감사 없이 거래 은행들이 호주 지불제도(Australian Payments System)와 은행 환경에 접속하도록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는 이라크, 레바논. 우크라이나, 짐바브웨, 콩고공화국 등 고위험 국가와의 거래도 일부 포함됐다. 범죄조직, 테러단체, 제재를 받고 있는 개인 또는 정부들이 호주로 또는 호주로부터 해외로 제재 없이 송금을 했을 가능성이 지적됐다.  

사과를 한 웨스트팩의 브라이언 하처 CEO

20일 기자회견에서 오스트랙의 니콜 로즈(Nicole Rose) CEO는 “웨스트팩 은행의 보고 누락, 정밀 감사 태만, 관련 기록 보관 소홀 행위는 매우 심각하고 제도적인 법규위반(serious and systemic non-compliance)으로 범죄자들이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악용될 수 있었다. 처벌로 막대한 벌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스트팩의 브라이언 하처(Brian Hartzer) CEO는 “이번 파문은 감독 당국의 규정과 은행 자체 기준을 모두 부합하지 못했다. 매우 실망스럽다”라고 사과했다. 이 스캔들로 웨스트팩 주가는 20일 3% 폭락했고 다른 3개 은행들의 주가도 1% 하락했다. 초대형 악재로 하처 CEO의 거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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