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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단상] 오해하며 미워할까? 이해하며 사랑할까?
곽승룡 신부(시드니대교구 한인 천주교회 주임 신부) | 승인 2019.12.05 14:06

하루는 문자가 왔다. 자기는 가톨릭 신자인데, 아내는 아니란다. 그런데 부부가 함께 신부님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문자를 보냈고, 얼마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이 성당에 왔다. 젊은 부부였다.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다가 만나서 결혼했고 호주가 좋아서 함께하는 삶을 시작 했단다. 참 아름다운 한 쌍이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깔깔거리며 재밌게 대화를 나눴고, 아내도 웃음을 지으며 얼굴이 환해졌다. 타국에 와서 생활을 하면서 웃음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래서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교리반에 부인을 초대하였다. 부인은 흔쾌히 나의 초대를 받아들였다.

2주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 그 젊은 부부의 남편한테 다시 문자가 왔다. 대화를 하고 싶다는 거다. 성당으로 그 젊은 부부가 찾아왔다. 남편은 부인이 성당에 오기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물어보았다. 난 혹시 내가 강의하는 교리반에 불만이 있거나 너무 어려워서 그런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교리반은 재미있다고 했다. 다행이었다. 

그러면 무엇이 부인을 성당에 오기 어렵게 하냐고 물었다. 부인은 주말에 한 번 쉬는 데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였다. 그 때 남편은 “아침 7시가 뭐가 일찍 일어나는 거냐”고 말했다. 나는 남편은 가만히 있으라고 말렸다. 일찍 일어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텐데, 부인의 말을 지적하거나 토를 달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탁의 말을 했다. 그 때 부인의 눈꼬리가 살짝 내려오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남편이 나름 해결책을 들고 나섰다. 이처럼 남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부인을 사랑한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그럼 아침밥은 내가 준비할게!”하고 말하였다. 나는 부인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부인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남편의 이런 제안에 어째서 동의하지 않느냐고 부인에게 물어봤다. 
부인이 하는 말이 “좋기는 한데...” 말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무슨 뜻일까요” 하고 다시 물었다. 
남편이 아침을 준비한다는 말은 좋지만 무엇이 어려운가를 물어봤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말이 부인한테서 나왔다. 
“그런데 밥을 준비해주는 건 고마운 데요...” “그걸 남편이 먼저 생색을 내요.” 
나는 빵하고 웃음이 터졌다. “아! 그래요” 그러자 남편은 머리를 극적이면서 제가 좀... 말이 앞서거든요.“ 하는 거였다.

나는 남편은 참으로 솔직한 남자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부인에게 물었다. 그러면 남편은 어째서 생색을 내고 싶을까요? 부인은 바로 남편의 행동과 함께 나오는 생색내는 말 때문에 결국 일요일에 일찍 일어나고, 밥을 하며 성당에 갈 준비를 하기가 힘들었던 것일까? 남편이 바라는 말이 부인은 알고 있을까? 남편에게 필요했던 말은 무엇일까? 

남자들은 정말 단순하고 열정적으로 부인의 원의를 즉시 해결해 주고 싶은 남편이다. 그러면서도 남편이 부인에게 듣고 싶은 사랑의 언어가 있는데 그건 바로 ‘인정’일 것이다. 남편이 자기 부부를 위해 아침밥을 준비 할 때, 혹은 준비하고 있을 때, 남편에게 용기가 되고 힘이 되는 사랑의 언어가 바로 ‘부인한테 인정받는 언어’이다. 회사에서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 듣는 ‘인정’도 힘이 되고 자신감이 생기게 하지만, 부인으로부터 받는 ‘인정’은 최고의 찬사고 힘이며 사랑할 수 있는 에너지이다.

이런 저런 말을 서로 나누자, 부인은 그 순간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눈꼬리가 내려오면서 웃었다. 지금도 나는 그 젊은 부부를 주일마다 성당에서 만난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사랑의 여정을 걷는 친구들이 아닐까. 

곽승룡 신부(시드니대교구 한인 천주교회 주임 신부)  info@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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