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150명 입국 제안도 ‘악용 우려“ 거부 

재키 램비 상원의원이 마티아스 코만 여당 상원원내대표와 무언가를 상의한 뒤 ‘메디백’ 법안 폐지에 찬성했다

호주 의회가 2개의 남태평양 섬인 나우루와 마누스섬 소재 난민수용소에서 아픈 난민신청자들을 호주 본토로 후송 치료하는 법안(medical evacuation legislation, 일명 메디백)을 결국 무효화시켰다.

호주 상원은 지난 4일 재키 램비 무소속 상원의원(Senator Jacqui Lambie)의 지지를 얻어 관련 법안을 2표 차이로 통과시켰다. 종전까지는 야당과 일부 군소정당, 무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는데 램비 의원의 번복으로 통과됐다.  

호주는 해상에서 호주를 향하는 보트피플을 나우루 또는 마누스섬(파푸아뉴기니 영토)의 이민수용소로 보내 난민심사 종료 때까지 강제 억류하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시행 중이다. 이들이 진정한 난민으로 판정되어도 절대 호주 본토에 정착하지 못하도록 한다. 

지난 2월 야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치료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수용소의 아픈 난민신청자들을 본토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도록 의사들에게 권리를 허용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총리와 자유-국민 연립 여당은 이를 강력 비난하면서 법안 폐지를 추진해 왔지만 상원에서 여러 번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여당은 일부 무소속 또는 군소 정당의 상원의원들과 여러 주 동안 협상과 설득 끝에 지난 주 무효화 법안(repeal legislation)이 찬성 37, 반대 35로 통과됐다. 

램비 의원은 “의사들로부터 자문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선출된 공직자들이 아니며 대중에게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면서 종전 반대 입장을 뒤집고 찬성에 표를 던졌다.
  
현재 약 5백명이 2개 난민수용소에 체류 중인데 6년 이상 억류 상태인 상당수의 정신질환자들이 포함돼 있다 

유엔은 적절한 의료 및 정신과 치료가 부적합하다면서 호주 정부의 강경 격리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약 650명의 난민들이 미국에 정착했다. PNG와 나우루에 수용된 250명이 추가로 해외 정착할 수 있지만 이들을 수용하려는 나라가 없다. 피터 더튼 내무 장관은 3일 뉴질랜드가 150명의 난민 신청자를 받아들이겠다는 제안을 거부했다. 난민신청자들이 이 기회를 ‘뒷구멍 입국 수단(backdoor entry)’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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