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예선전 일부 경기 중단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번 시티가 1월 15일 산불 연기로 공기의 질이 크게 악화됐다

14일(화)에 이어 15일(수) 멜번과 질롱 일대의 대기 오염이 산불 연기로 다시 악화되면서 비치와 수영장이 폐쇄됐고 스포츠 경기와 경마가 취소됐다. 호흡기 문제로 앰블란스 호출 요청이 폭등했다. 14일 멜번은 세계 주요 도시 중 공기의 질이 최악이었다.  

산불 피해가 큰 이스트 깁스랜드(East Gippsland)와 왕가라타(Wangaratta)를 포함한 빅토리아 북동부 지역의 공기의 질은 며칠 동안 위험(hazardous)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다행이 15일 오후 비바람으로 대기 오염이 다소 개선될 수 있지만 주말 재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새해 첫 그랜드슬럼 대회인 호주오픈의 예선전에서 일부 선수들이 경기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해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슬로베니아 여자 선수 다닐라 야쿠포비치(Dalila Jakupovic)는 경기 중간 기침을 하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휴식을 취한 뒤 호흡 곤란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그는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다. 경기 중 졸도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의 다닐라 야쿠포비치 선수가 호흡 곤란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브렛 서튼(Brett Sutton) 빅토리아주 최고의무관(chief health officer)은 비슷한 대기 오염의 빈발을 경고하면서  호주오픈을 주관하는 호주테니스협회(Tennis Australia)에 대기 오염 대비책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일정 수준 이상 공기의 질이 악화되면 경기를 중단하는 것이다.  
그는 “산불 장기화로 종전에 없던 최악의 대기오염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이 이제 새로운 현실(new reality)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빅토리아 교육부는 개학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다. 

15일 오전 멜번 외곽 시민들도 스모크 수준에 놀랐다. 

EPA(호주환경청)의 스티브 란스델 빅토리아지부장은 “아마도 대기오염이 여러 달 영향을 줄 것 같다. 산불 피해가 심한 곳 인근 지역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로얄멜번병원의 호흡기 전문의인 루 어빙 교수는 “오랜 기간 산불로 악화된 대기에 노출되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오래가면서 만성 기관지염(persistent bronchitis)이 될 위험성이 있다. 미세먼지가 피에 많이 섞이면 심장마비 위험도 있다. 건강한 젊은 층도 지나친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빅토리아주는 산불로 거의 300채의 가옥이 소실됐고 150만 헥타르 이상의 임야가 소실됐다. 15일 이스트 깁스랜드 지역은 산불이 재확산되며 다시 위협을 하고 있다.  

15일 멜번 CBD의 공기의 질 지수(AQI) 209 매우 나쁨. 14일 20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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