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으로 식수 공급 부족까지 걱정했던 호주에 단비가 내렸다. NSW주의 인구는 약 750만명이며 넓이는 80만 평방km로 한반도(22만 평방km)보다 3.5배가 넘고 남한에 비해서는 7배가 된다, 비가 늘 부족한 호주 대륙에  지역마다 골고루 비가 내리는 경우가 드물다. 한국도 전라도에 비가 오면 경상도에는 비가 안 오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산불로 한국만큼 큰 면적(10만 평방km, 약 1천만 헥타르)이 탔다. 비가오고 있지만 NSW는 1월 22일 현재 약 60개의 산불이 계속 타고 있고 20여개는 워낙 산불 범위가 커 소방관들은 불을 진화하기보다 인근 주민들을 안전하게 피신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빅토리아주는 산불이 나고 있는 이스트 깁스랜드(East Gippsland)에 불과 5mm의 비가 내려 전혀 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시드니 멜본, 비가 많았던 퀸즐랜드 지역은 상당량의 비가 내렸지만 소방당국(RFS)은 기쁨보다 걱정이 크다. 23일(목) 시드니가 41도 등 NSW 전역이 폭염이 예보됐기 때문에 내주부터 다시 긴장해야 한다. 여름 날씨가 이어지는 3월까지는 산불 발생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29명이 사망했으며 주택 2천여채가 소실됐다. 가축 약 10만 마리가 피해를 당했고 특히 호주의 야생동물이  5-10억 마리정도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 

10만명이 집을 떠나 이재민이 됐다. 정부는 20억 달러의 예산으로 산불 피해자를 돕고 파괴된 인프라스트럭쳐를 복구할 계획이다. NSW 주정부는 공공 건물과 시설 복구를 위해 2년 동안 10억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인들이 피해를 당한 이웃을 돕겠다는 열기는 놀랄 정도이다. 기부 행위가 계속되면서 구호 금액이 벌써 5억 달러를 넘었다. 짧은 시간에 거액이 모금된 것은 국민 다수가 큰 피해를 당한 호주를 빨리 복구하자는 간곡한 의욕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기부자들 중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은 포테스크철강그룹의 앤드류 트위기 포레스트 회장(59)으로 7천만 달러의 거액을 쾌척했다. 그는 서호주 출신으로 광산업, 목축업, 의료품 제조 등 많은 사업을 통해 부호가 됐다. 그의 자산은 약 90억 달러로 호주 10대 부호 중 한 명이다.

다음은 여성 코미디언 셀레스티 바버의 모금운동(Celeste Barber Fundriser)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130만명이 동참해서 5,129만 달러를 모았다. 램지 의료재단이 3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 외 잘 알려진 기업 중 제임스 패커 가족 500만 달러, 뉴스 코퍼레이션 500만 달러와 루퍼트 머독 가족 400만 달러, 내셔날호주은행 500만 달러, 코먼웰스은행 300만 달러, 콜스 400만 달러(현금 100만 달러 + 300만 달러 상당 물품), 울워스 150만 달러(현금 50만 달러 + 100만 달러 상당 물품), ANZ은행, 콴타스, 리오틴토 각각 100만 달러 등이다.

앞으로도 기부금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이제는 빠른 시일 안에 구호금을 피해자들에게 할당 지원하는 것이 남았다. 

이외에도 미국의 모금회사인 고펀드미(GoFundme)와 페이스북 모금액이  4억 달러를 넘었고 적십자 기부금이 6천6백만 달러,  구세군 모금액이 4천4백만 달러라고 한다. 죽어가는 야생동물을 살리라고 RSCPA에도 620만 달러가 모금됐다. 

이번 산불로 인해 발생한 지구온난화 가스는 약 4억톤으로 추산된다. 이는 1억대의 자동차 배기가스와 맞먹는 막대한 분량이다.  

호주의 연평균 지구온난화 가스 배출양은 3억 4천톤이다. 독일은 강력한 기후변화 정책을 통해 매년 5000만톤의 지구온난화 가스를 줄이고 있다.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호주의 심각한 산불이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호주 정부(자유-국민 연립)는 기후변화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스콧 모리슨 정부의 지지도가 크게 하락했다. 

호주 정부는 기후변화 정책보다 새로운 기술과 더불어 산불 조기 경보장치를 마련하고 기동력을 갖춘 군을 이용해서 산불 및 가뭄, 홍수 등 국가 재난 방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말콤 턴불 총리는 최근 BBC와의 대담에서 모리슨 호주 총리의 미온적인 기후변화 정책이 산불 악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 미디어가 기후부정론적인 논조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부정론자라고 비난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의 차기 후계자로 예상되는 루퍼트 머독의 둘째 아들인 제임스 머독이 아버지의 지나친 기후변화 반대 정책에 대하여 크게 반기를 들고 있다고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