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법원이 13일(목) 아동통신사 TPG와 보다폰 (Vodafone)의 합병을 불허한 호주 경쟁소비자원(ACCC)의 결정이 과도한 규제라면서 합병을 승인했다.

판결문을 통해 미들턴(Middleton) 주심 판사는 “양사의 합병을 허용하는 것이 양대 통신사인 텔스트라와 옵터스가 지배하는 호주 시장에서 더 나은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시장을) 의도적으로 더 경쟁적인 상태로 만드는 것은 ACCC의 역할도 법원의 역할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미들턴 판사는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더 많은 사업자가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판결은 더 많은 회사가 통신 시장에 있는 것이 소비자에게 더 유리하다며 두 회사간 합병(약 150억 달러 규모)을 불허한 ACCC의 결정이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는지 감시해야 하는 ACCC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다는 취지이다.

법원은 데이비드 테오(David Teoh) TPG 회장이 합병을 결정하면서 광범위한 서류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판단에 대한 근거는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미들턴 판사는 “테오 회장은 합병 절차에 있어 비형식적이고 유연한 방식을 채택했다” 며 말레이시아계인 테오 회장의 의사 결정 방식이 적절했다고 판단했다.

테오 회장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두 회사는 합병 절차를 가능한 빨리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폰 허치슨 호주법인(Vodafone Hutchison Australia)의 이나키 베로에타(Inaki Berroeta) 회장도 “법원의 판단이 호주 경제를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5G 네트워크를 포함하여 필요한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병 절차가 빠르면 빠를수록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게될 것이고 이는 호주의 기업들과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병 결정을 불허한 로드 심스 ACCC 위원장은 “나는 우리 결정을 한 순간도 후회해 본 적이 없으며 여전히 옳은 결정을 내렸다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호주 소비자를 대변하는 입장에 선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CCC는 항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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