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기타로 즐거움 공유.. 문호 활짝 개방 
2008년 발족, 이듬해 첫 정기 공연
2018년 함춘호씨 합주곡 선사하며 회원들 격려  

바쁜 일상과 컴퓨터, 스마트폰 등 최첨단 디지털 기기로 둘러 쌓인 일상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주는 정취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감성코드인 통기타는 누군가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부르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잠재되어 있던 감성을 깨우는 도구가 되어진다. 

벌써 10여년이 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통기타 문화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호주 한인 모임 ‘통사모’. 회원인 어떤날, 빅봉, 행복한 님(닉네임) 등을 통해 ‘통사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서 ‘통사모’ 모임은 꽤 유명하다. 인터넷을 통해 지역별로 음악을 교류하며 크고 작은 모임 및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에서도 음악에 대한 적적함으로 온라인 통사모 호주 모임을 2008년 5월 만들어 음악적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해 9월 첫 모임을 가졌다.
장소 대여비가 여의치 않아 회원들의 집에서 종종 모이기 시작했다. 함께 식사로 교제하고 이야기 꽃을 피우다 누군가 통기타를 들면 삼삼오오 모여 노래가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화음을 맞춰 나간다. 
감성에 젖는 순간, 이것이 통기타의 ‘맛’과 ‘멋’이다. 

전 세대 공감하는 ‘아날로그 감성’
회원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한다. 복고 열풍이 한국을 강타하면서 90년대 활동했던 가수들과 방송인들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고, 음원 차트를 올킬하는 등 뜨겁게 달구면서 7080시대까지 거슬러 올라 영화 ‘쎄시봉’의 개봉으로 화제가 되며 통기타는 트렌드가 되었다. 누구나 학생시절 피아노를 배우던 시대에서 통기타쯤은 배워야 한다는 그야말로 대세로 자리 잡은 것. 

또한, 통기타는 휴대성이 좋고 자료도 많아 쉽게 배울 수 있을뿐더러 악기 자체가 가지는 매력도 상당하다.

소리가 풍성해 다른 악기 없이 단독으로 연주가 가능하고 주법이 다양해 한 곡을 여러가지 느낌으로 연주할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통사모에도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모여 통기타로 시대를 넘어 세대를 잇는다. 
음악적 취향과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컨셉을 잡기는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다. 젊은 세대가 이해하는 통기타를 대표하는 가수는 ‘아이유’로 그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 하지만 살아가는 시대와 문화가 다르더라도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멜로디, 가슴을 울리는 애잔함을 전해주는 ‘통기타’로 각기 다른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모임에서 하나가 된다. 

통사모는 매주 토요일 던다스 초등학교(Dundas Public School) 강당 (주소: 85 Kissing Point Rd. Dundas)에서 2시 30분경 시작된다. 

강습을 받고 싶은 회원들과 자유롭게 연주하고 즐기고자 하는 회원들이 자유롭게 모여 모임은 시작된다. 메인 프로그램은 4시부터 약 2시간동안 진행된다. 

정해진 노래를 기타와 함께 연주하고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공연은 실력과 관계없이 모든 회원이 돌아가며 순서를 정해 무대에 선다. 

왕초보라도 상관없다. 자연스레 누군가가 반주를 넣어주기도 한다. 곡 선정부터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조금은 떨리는 긴장감 속에서 무대의 그 자체를 느낄 때 스트레스도 해소되며 하나의 큰 즐거움이 된다. 

회비는 장소 대여비 등 운영비로 소요되는 $40다. 

10여년의 활동이 쌓인다고 실력이 비례하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즐거움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사모이기에 언제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활동이 진행되기에 좌절은 금물. 
왕초보부터 전문 음악가든 관계없이 통기타가 주는 감성으로 공감대가 형성된다. 

또한, 통기타를 좋아하면서 대금이나 하모니카, 색소폰 등 다른 악기를 다룰 줄 아는 회원들이 늘고 있어 통기타와의 앙상블로 더 풍성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 10월에 첫번째 정기 공연을 시작했고, 4년 전부터는 시리아 난민과 캄보디아 헤브론 병원등을 돕는 자선 콘서트로 사드니에서 뜻있는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 합창단굿 프렌드(Good Friends) 와 성악가 김창환 씨(바리톤) 등과 함께 크로스오버 공연을 하고 있다. 

통사모 회원들에게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벤트 중에 하나는 2018년 2월에 있었던 한국 최고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와의 만남이다. 당시 대학에 강의를 나가던 함춘호 씨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시드니를 방문했는데 동포사회에 통기타 모임이 있다는 걸 듣고 호주 통사모 모임에 학생들과 함께 찾아온 것. 이때 평상시 동경하던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바로 눈앞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었던 호주 통사모 회원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더불어 호주 통사모 실력자인 행복한, 어떤날과 함께 두 곡의 합주곡을 즉석으로 연주해준 함춘호 씨는 연주 외에도 통기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유명인이지만 겸손한 모습으로 아주 좋은 인상을 남겼다.

누구든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통사모 회원이 될 수 있다. 그 문이 화짝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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