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에 와인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호주 와인 라벨은 Wine Australia Act 2013, Food Standards Code, National Measurement Act, Competition and Consumer Act 2010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 라벨에는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내용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포도품종: 시라즈(Shiraz),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샤도네(Chardonnay), 멀롯(Merlot),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피노 누아(Pinot Noire), 베델로(Verdelho), 마타로(Mataro), 리즐링(Riesling) 같은 명칭이 포도 품종명이다. 라벨에 포도 품종 이름을 넣으려면 명기된 포도의 양이 전체 와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5% 이상이어야 한다. 카버넷 멀롯(Cabernet Merlot)과 같이 두 개의 포도 품종 이름이 쓰여 있는 와인도 있다.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과 멀롯(Merlot) 와인을 블렌딩 했다는 뜻이다. 블렌딩 했을 경우에는 5% 이상 들어간 와인의 이름을 양에 따라 순차로 표기할 수 있다. 카버넷 쇼비뇽 포도로 만든 와인은 탄닌이 많고 무거워 떫은맛이 난다. 이런 와인에 멀롯 같이 순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블렌딩해서 전체적인 와인 맛을 부드럽고 둥글게 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빈티지: 와인 라벨에 연도가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85% 이상 그해에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 경우 연도를 넣을 수 있다. 이렇게 특정 연도가 쓰여 있는 와인을 빈티지(Vintage) 와인이라고 한다. 빈티지 와인은 유럽 와인 국가에는 중요하지만 지역적 기후에 큰 변동이 없고 블렌딩에 큰 제약이 없는 호주나 뉴질랜드, 미국, 남아공과 같은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유럽에는 등급에 맞는 와인을 생산하려면 면적당 포도 생산량, 허가된 포도 품종, 숙성기간, 블렌딩, 알코올 농도 등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기후 또한 매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작황이 달라진다. 작황이 고스란히 와인 품질로 이어져 빈티지 연도에 따라 와인 품질이 들쑥날쑥하고 가격에도 차이가 난다.

와인 산지: 라벨에 특정 와인 산지가 표시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했을 때 표시할 수 있다. 와인 오스트랄리아(Wine Australia) 자료에 의하면 호주에는 65개의 등록된 와인 산지가 있다. 프랑스에는 7개의 주요 와인 산지가 있다. 와인 산지 정보가 중요한 것은 기후에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노 누아(Pinot Noire) 와인을 구입하려 할 때 어느 지역 와인을 선택하여야 할까. 선선한 지역의 와인을 선택하면 된다. 이 포도나무는 선선한 지역에서 최고 품질의 포도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알코올 함량: 와인의 최소 알코올 함량은 4.5%이며 알코올 강화 와인의 경우 15-22% 사이이다. 알코올 함량 허용 오차는 알코올 함량 6.5%까지의 저 알코올과 알코올 강화 와인의 경우 +-0.5, 일반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1.5%이다. 일반 와인의 경우 와인이 공기에 접촉되면 공기 속 초산균이 들어가 와인에 있는 알코올을 먹고 산을 만들어 식초가 된다. 그래서 마시다 남은 와인은 냉장고에 보관하여 발효가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알코올 함량 15% 이상이면 이런 균들이 살아남지 못해서 알코올 강화 와인은 마시다 상원에 보관해도 식초가 되지 않는다.

와인 양: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750mL, 375mL 등 와인 양이 있는데 반드시 3.3mm 이상의 크기로 표시해야 한다. 

원산지: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Product of Australia나 Wine of Australia 등으로 표기할 수 있다. 외국산 와인과 블렌딩 되었을 때는 비율이 높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 외에도 생산자 이름과 랏 번호(Lot number)도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L2020 등으로 표시한다.  

표준 음주량: 호주 와인 라벨에는 스탠다드 드링크(Standard drinks)라고 한 병에 몇 잔의 와인이 들어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스탠더드 드링크(Standard drinks) 8.5라면 한 병에 8, 1/2 잔의 와인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 잔의 와인 양은 얼마일까? 호주 규정에 순수 알코올 10g이 표준 한 잔의 양이다. 와인에서 알코올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알코올 농도 13%인 와인의 경우 표준 1잔은 97mL이다. 이 표시가 중요한 것은 음주운전과 관계가 있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와인 1 표준 잔을 인체에서 분해하는데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런 것을 이해하고 음주를 한다면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에 따라 분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이 원칙을 따르다간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정보: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정보이다. 와인 라벨에 Sulfite(아황산염), SO2 (이산화 황), Preservative 220 (방부제 220)이라고 쓰여있는데 이 모두 이산화황 방부제를 뜻하는 물질이다. May contain traces of the fining agent milk and egg white (청징 물질인 미량의 우유와 계란 흰자위가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있는데 탄닌 양과 좋지 않은 맛과 향을 없애기 위해 우유나 계란 흰자위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런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와인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시음 노트 메모: 와인 뒤 라벨에는 와인 맛과 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시라즈(Shiraz) 와인의 뒤 라벨 시음노트에 자두, 블루베리, 블랙베리, 후추, 초콜릿, 감초 맛이 난다고 적혀있다면 이의 맛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상상하기가 매우 힘들다. 왜냐하면 이런 향이 섞여 있고 언급된 과일 향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 포도에는 특유의 향과 맛이 있다. 과일 가게에서 생과일 향을 맡아보면 향기롭고 달콤한 맛이 난다. 이런 과일 본연의 맛과 더불어 와인이 발효될 때는 새로운 향과 맛이 생겨난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생겨나는 맛과 향을 부케(Bouquet)라고 한다. 상기에 언급한 자두, 블루베리, 블랙베리, 후추, 감초는 과일 향이고 초콜릿은 부케이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 먼저 향을 맡아 보는데 그 맛에서 여러 향을 구분해 내기란 매우 어렵다. 맛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이 작성한 시음 노트 메모를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문화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서양에서 나는 과일이나 허브 또는 물건을 비유해서 맛과 향을 표현하는데 그것들이 한국인에겐 생소할 때가 있어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다. 와인 테이스팅할 때 도저히 향을 구분할 수 없어 난감했던 적이 있다. 서양 학생들은 특정 향이 난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전혀 그 향이 아니다. 한 학생이 파인애플 향이 난다고 했다. 그 와인을 달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향이 나는데 그것을 파인애플 향이라고 하는지 알고 싶었다. 향을 맡아보니 생과일 파인애플 향이 아니라 통조림으로 만들어진 파인애플 향이 났다. 와인의 맛과 향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쑥스러워할 이유가 없다. 와인을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정보: 와인 라벨에는 위에서 언급한 사항 이외에 여러 정보가 들어있다. 와인 회사에 따라 포도가 자란 환경, 보관할 수 있는 기간, 가장 이상적으로 마실 수 있는 기간 등을 표기해서 소비자들이 좀 더 와인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와인 라벨을 잘 이해하면 와인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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