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6일 호주 증시 1380억불 시총 증발 

호주 증시가 24-26일 사흘 연속 폭락했다

코로나 쇼크로 호주 증시가 24-26일(월-수) 사흘 연속 큰 폭의 추락 장세를 이어갔다. S&P 200대 우량지수는 3일 동안 각각 2.3%, 1.8%, 2.3% 추락했다. 종합주가지수(All Ords)도 비슷하게 폭락했다. 이번 주 호주 증시에서 무려 1,380억 달러(24일 500억 달러, 25일 340억 달러, 26일 540억 달러) 상당의 시가총액(액면가치)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와인 명품 브랜드인 펜폴드(Penfold)를 생산하는 트레저리와인(Treasury Wine Estates), 구인광고 포털 시크(Seek), 여행회사 플라이트 센터(Flight Centre), 건강식품제조사인 블랙모어(Blackmores)는 직격탄을 맞은 호주 유명 기업들이다.    

호주 달러는 27일(목) 오전 11시 미화 65.48센트를 기록해 11년래 최대 약세를 나타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총선 공약으로 “10년 만에 예산흑자(budget surplus)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큰 소리를 쳐왔다. 그러나 연말 연초의 전례 없는 산불 위기에 이어 중국 밖 전세계로 확산 추세를 보이며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호주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호주 정부의 대응 옵션은 매우 제한돼 있다.  

모리슨 총리와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사태의 경제적 여파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하면서도 예산 흑자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 파장이 훨씬 클 것으로 우려하며 “예산 흑자는커녕 호주 경제가 불황(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지난 4월 이후 모리슨 정부는 ‘예산 다시 흑자로 전환(back in black)’을 계속 자랑해왔다. 당초 2019-20 회계연도에 약 71억 달러의 흑자 폭을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12월 50억 달러로 줄였고 산불과 코로나 사태 발생으로 흑자 달성조차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과 한국, 일본 등 호주의 3대 교역국 모두 심각한 위기 상태를 맞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글로벌 성장 전망을 -0.1%, 중국은 -0.4%의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의에 참가한 프라이든버그 장관은 “누군들 지난 4월 예산 편성 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예측했겠나? 예측 불가능한 글로벌 충격(unknown global shocks)이 됐다.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으뜸 화두였다. 그러나 호주 경제는 놀랍도록 견고하다(remarkably resilient)는 메시지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금융 위기가 아니라 보건 위기이기 때문에 옵션이 매우 제한됐다. 연립은 경기부양책을 동원하지 않는 집권당이라는 전통이 있다. 국내 여행 켐페인 지원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짐 챠머스(Jim Chalmers) 야당 재무담당 의원은 “산불과 바이러스 사태 발생 전인 지난해 총선 이후부터 호주 경제가 부진을 못 면했다”고 비난했다. 
금융그룹 에이엠피 캐피탈(AMP Capital)의 쉐인 올리버 수석경제분석가는 “호주중앙은행이 다음 주 (3월 3일) 이사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호주 경제는 2개 분기(1-6월)동안 마이너스 성장으로 불황(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중국 유학생 중 65%를 점유하는  주요 8개대(Group of Eight universities) 협의체의 비키 톰슨(Vicki Thomson) CEO는 “현단계에서 중국 유학생들 10만여명 중 상당수가 호주 입국에 차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들이 공중보건을 저해한다면 입국 금지 해제를 원치 않는다. 입국 금지에 대해 정부를 압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애들레이드 차이나타운(Chinatown Adelaide)의 허만 친(Herman Chin, 왼쪽) 회장과 히우 반 리(Governor Hieu Van Le) 남호주 주총독(AAP)이 텅 빈 상가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급 차질 불구 ‘대안 없어’  
수입업계 ‘주문 취소’ 아우성  

제조업의 주요 공급원인 중국 경제의 여파로 호주 수입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의류 판매점 밀러스(Millers)와 노니 비(Noni B) 매장을 소유한 모자익 브랜드(Mosaic Brands)는 “5월 어머니날 판매(Mother's Day sales)에 대비할 물량과 재고에서 어려운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건의 95%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온라인 가구판매회사 인테리어 시크릿(Interior Secrets)의 2019년 매출은 1천만 달러였다. 빌 현(Bill Huynh) 창업자 겸 사장은 중국산 공급 차질로 비즈니스의 올스톱 위기를 경고했다. 

“중국내 공급회사들이 지난 연말 우리 주문 물량의 납품 공기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내 일부 공급업자들은 4월부터 평소 생산의 절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2백만 달러를 중국에 주문했지만 절반은 멈춤 상태다. 이미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호주 온라인쇼핑몰 코간(Kogan) 창업자 러슬란 코간(Ruslan Kogan)도 코로나 사태로 공급망이 단절(supply chain disruptions)되면 소매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호주산 와인 수출은 이미 타격을 받았다. 토레스 해협군도민들의 롭스터도 가격이 폭락했다. 마이어 백화점의 공급업자 머메이드 헤어(Mermade Hair)는 중국내 공급망 차질로 주문 불가능을 우려했다.  

빅토리아 중국인상공인회(Chinese Chamber of Commerce of Victoria) 회장인 회계회사 케이에스티 파트너즈(KST Partners)의 키 관-소(Kee Guan-Saw) 대표는 “지난달 운수 관련 고객의 50%가 격감했다. 한 고객은 버닝스에 물건을 납품하는데 물건이 중국에서 도착하지 않았다. 밀린 주문(backlog)이 언제 해결될지 현재로서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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