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예산 열망’ 물거품 예상.. 정부 부채 급증
호주 주가 20%+ 대폭락.. 시총 1500억불 증발 

10일 동안 호주 증시에서 약 20%의 주가 대폭락으로 약 1365억 달러 상당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스콧 모리슨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초래한 세계 경제 악화, 정부의 경기부양책, 11일 발표한 의료패키지(25억 달러 상당)와 복지비 증가 등으로 인해 당초 기대했던 예산흑자를 포기하고 6천억 달러의 부채한도도 지키지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호주를 불황(recession)에 빠뜨릴 수 있는 코로나-19 발 경제 위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종합주가와 200대 우량지수(S&P/ASX200)는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하락세가 계속됐다. 20% 이상의 주가 폭락으로 12일 오전 현재 약 15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직격탄을 맞는 건 연방 예산이다. 당초 정부는 총선 전 10년 만에 처음으로 71억 달러 상당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재정 지출과 정부 부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여파가 예상을 초월하자 모리슨 정부는 17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12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경기가 이어지면 세수가 줄어들고 정부 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는데 특히 보건분야와 실업자 복지 지원에 재정을 추가 투입할 수 밖에 없다. 

정부 부채 증가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작년 12월의 예산 중간점검에서 정부는 향후 2년간 정부 부채를 최고 5760억 달러로 예상했지만 부채는 이미 5731억 달러에 도달했다. 

2017년 모리슨 재무장관은 연방 정부의 부채상한을 6천억 달러로 증액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불경기, 산불 대응에 소요된 추가 비용,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등의 복합적인 영향이 연방 정부가 부채한도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했다. 

시드니 북부 혼스비 웨스트필드 쇼핑센터에 있던 마이어(Myer) 백화점이 매출 부진으로 폐점했다. 연초 폐업 재고 세일 당시 모습.

조시 프라이든버그 재무부 장관은 5월 12일 예산안에 부채한도 증액을 반영해 호주재무관리국(the Australian Office of Financial Management)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재정의 구조적 건전성을 약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지만 흑자 예측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팩은행의 빌 에반스 수석 경제학자는 올해 1, 2분기에 각각 -0.3%p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호주 경제가 1991년 이후 처음으로 불황(recession)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공식 불황을 의미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는 9일 호주 경제성장률 기대치를 1.6%로 하향 조정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확장적이고 장기적인 슬럼프를 주도하게 되면 성장률이 1.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악의 경제성장률이다. 호주 경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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