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금요단상
[금요단상] 십자가의 예수.. 기독교인에게 누구인가?
곽승룡 비오 신부(시드니대교구 천주교회신부) | 승인 2020.04.08 17:19

예수님의 생애는 오명과 수난으로 시작하고 끝이 난다. 예수님은 부모의 결혼 없는 임신으로 잉태되었고, 베틀레헴의 작은 마을, 마구간의 동물들 사이에서 탄생하였으며, 살인자 헤롯 왕을 피해 이집트로 도망을 가야했다. 마테오와 루카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사회 안전망의 경계 밖에 있는 자들과 일생을 함께 하며, 그들과 깊이 연관된 삶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자세히 적고 있다. 

한편 당시 정치, 종교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은 누구였을까? 설교와 치유기적을 베푸는 공적인 직무에서 베엘제불 악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예수님은 고발된다.(마태12, 24: 루카11,15) 한편 군중들에게 예수님은 누구일까? 설교와 치유기적을 일으키자 많은 사람들이 따르면서도 그들 속내를 채우고자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고 한다. 
하지만 예수님에게 세상과 힘의 왕은 관심대상이 아니었다. 군중들이 예수님의 이런 생각을 알아차리자, 예수님을 벼랑에 밀어서 떨어뜨리려 한다. 예수님은 군중들 가운데를 지나갔다. 

예수님은 나사렛 고향에서도 거부된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의 생애 마지막은 자신을 죽일 범죄자들의 카르텔에 의해 십자가에 못 박힌다. 그러면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에게 어떤 메시지와 도전을 던지고 있을까? 신앙인은 하느님을 믿고 경배 드린다. 하느님은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을 통해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무엇을 바라실까?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하느님은 묻고 계신다. 
기독교인으로서 나는 인생 최고의 실패, 바닥 치는 삶으로 들어가 보았는가? 거부당해 보았나? 폭력을 당해봤나? 고독에 빠져봤나? 절망 속으로 들어가 봤나?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이 실패와 고통의 삶 안으로 빠지기를 원하지 않으시듯 기독교인들에게도 그렇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사람들에게 들이치는 삶의 고난과 아픔의 십자가를 스스로 발견하고 짊어지는 순간, 그들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십자가의 축복이다. 

그래서일까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인은 여전히 이웃을 위해 수난당하고 십자가 지는 주님을 만나도록 부르심을 받는 사람이다. 그러면 오늘의 기독교인들에게 예수님은 누구일까? 지금도 예수님은 버려진 자, 가난한 자, 죄를 지어 부끄러워하는 자, 부서지고, 아픈 자들과 함께 같은 공간에 계신 구세주다.

오늘 성주간의 성금요일, 기독교인들은 범죄자들의 카르텔 속에서 십자가에 돌아가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초대를 받았다. 주님은 초대받은 기독교인들에게 묻는다. 그들은 거부를 당하고, 고통을 맛보며, 절망에 빠지고, 실패의 바닥 치는 삶을 경험한 형제를 만나 보았는가? 이처럼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만나는 그 순간, 하느님께서는 그들 안에 계시고, 그들과 함께 있는 우리도 예수님의 십자가로 구원을 하실 것이다. 

이제 예수님처럼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우리의 영을 하느님 아버지께 맡겨드리자! 그러면 예수께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고통 속에 있는 온 인류를 십자가의 죽음으로 또 다시 구해내실 것이다. 성주간(Holy Week) 주님께서는 기독교인들이 당신 십자가의 신비에 참여하도록 초대하신다. 주님! 코로나-19에서 벗어나도록 온 인류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또한 의료진들과 국가 지도자들에게 힘과 용기 그리고 지혜를 허락하소서! 온 국민에게는 손세정,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를 반드시 유지하게 하소서!

곽승룡 비오 신부(시드니대교구 천주교회신부)  info@hanhodaily.com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곽승룡 비오 신부(시드니대교구 천주교회신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Suite 2, L1, 570 Blaxland Rd. Eastwood NSW 2122 Australia  |  Tel : 02-8876-1870  |   Fax : 02-8876-1877
Copyright © 2020 HANHO KOREAN DAILY. All rights reserved. mailto : info@hanho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경환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