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불안하고 답답하다. 21 세기의 최첨단 과학 시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의 국가들을 혼돈과 침묵의 바다에 침몰시킬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것도 세계를 리드하는 미국을 비롯한 G20 선진국들이 동시에 맥없이 당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지금 이 세계는 가속도가 붙은 채 내리막 길을 걷잡을 수 없이 달리는 기차와 같다. 사람들은 자신이 ‘과연 그 쪽으로 가야만 하는가’라고 의심하면서도 안전하게 뛰어 내릴 방법을 찾지 못해 불안에 떨면서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꼴이다.”

언젠가 읽었던 <엘모스톨>의 작품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에 나오는 글이 최근의 상황을 적절하게 비유하는 것 같다.

물론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인 것은 전쟁이 아니라 세균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과학, 특히 보건의료시스템이나 제약 기술이 발달하기 훨씬 이전의 문제였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량의 핵무기를 보유한 UN 상임 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열강의 피해가 더 커서 핵무기로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핵무기만이 살 길”이라며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김정은 북한 정권도 이번 사태를 직시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가, 인종, 신분, 나이, 성별, 직업에 관계없이 감염되고 있다. 특히 70세 이상 노령자의 사망률이 전체 사망자의 80%를 차지해   ‘실버족’은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노화가 진행되고 나이가 70세를 지나면 면역력이 40% 줄어들어 평시에도 고령자 사인의 60% 이상이 폐렴으로 집계되는데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렴 독감이기 때문에 더욱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다.
호주 정부도  ‘따로(social distance) 또 같이(stay home)’ 지침을 강권하고 있다. 위반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호주를 비롯한 서양에서는 마스크(face mask) 착용을 범법자나  환자용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있어서 기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마스크 착용을 공공연히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옛 선현의 가르침에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는 권고가 떠오른다.
‘거리 두기’와 ‘같이 집에 머뭄’은 차디찬 가옥에서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 내 쉴 곳은 작은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편히 쉴 곳은 / 꽃피고 새우는 내 집뿐이리. 오  사랑 나의 집 / 즐거운 나의 벗 내 집 뿐이리.”
미국 남북 전쟁의 공포와 불안 속에서 링컨 대통령이 애창했다는 명곡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 미국 페인 작사, 영국 비숍 작곡)’이 그리워진다.

이번 기회를 맞아 격리 아닌 자택 대피 상태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과 우애를 돈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따로, 거리 두기는 사회적으로도 필요하지만 개인 간이나 가족 관계에서도 중요하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사이에도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건전한 가족 관계가 형성된다. 친척 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프리랜서들(freelancers)이다. 가정에서 따로 서기가 성공하려면 사회적으로 같이 가기라는 전제가 필요 조건이 된다. 이 우주 만상을 운행하는 ‘사랑’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를 동력으로해서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 바이러스에 국경은 없지 않는가?
 한편 코로나 사태가 지구 대기권을 병들게 하고 있는 공해를 줄여서 지구 온난화가 기술적으로 정지됨으로써 인류를 구원할 지도 모른다는 ‘역설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3~6개월 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후에는 전체 산업과 세계 경제질서가 지각 변동을 일으켜 충격적인 구조 조정이 예상된다.

예상되는 구조 조정은 다음과 같다.

# 교육 환경 변화(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급증)
# 생활 방식 변화(위생적 습관의 일상화)
# 재택 근무 일반화(사무실 근무에서 화상 대화 시대로)
#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무인 점포 증가)
# 식생활 문화의 변화(배달 산업의 번창)
# 야외 스포츠의 각광(낚시, 골프, 등산 증가)
# 탈종교 추세(대형 교회의 몰락)

다가오는 미래 시대를 대비하여 이번 재택 기간에 나는 나와의 대화시간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나를 잘 알아가게 된다. 어떤 일이 닥쳐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처세훈으로 ‘너 자신을 알라’고 훈시 하지 않았던가?

인류의 미래와 행복한 가정은 자신을 돌아보는 ‘따로 서기’의 원심력(遠心力)과 ‘같이 가기’의 구심력(求心力)의 균형에 달려있다는 교훈이 코로나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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