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4월에 접어들며 뚜렷하게 둔화됐다. 4월 9일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지 않았고 부활절 연휴(10-13일)부터 16일까지 4-50명선으로 줄었다. 정말 다행이다. 3월 23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외출) 제한, 부분 셧다운 조치가 분명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르진 않았지만 크게 늦기 않게 이 조치를 취한 것이 증가세 둔화의 열쇠였다.

이제 호주는 코로나-19 펜데믹(전염병 대유행) 확산을 억제하면서 두번째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호주와 해외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지역사회의 위험 그룹 밀집지역과 특성을 식별해 집중 감시를 해야 한다. 자칫하면 이 위험 그룹에서 치명적인 2차 확산(a second wave)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위험도가 낮은 사람들은 직장 복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 확산 위험이 낮은(예컨대 하루 5명 미만) 주는 점차적으로 학교 정상 복귀도 시도해야 할 것이다. 

호주 증가세 급증 당시(1차 확산 시기: 3월 20일부터 약 10일동안) 주요 감염그룹은 시티 인근 부유층(inner-urban wealthy elites), 서부 유럽(특히 영국), 일본 스키장, 미국 등을 자주 방문해온 고소득층, 시티와 동부 해안가 지역(본다이 비치, 맨리 비치 등)에 거주하는 20대 젊은층, 백패커들(워홀러들)이었다. 특히 본다이 비치 지역은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단기 숙박 주택이 많은데 이런 집을 빌려 수십명의 젊은이들이 하우스파티를 해 온 것을 막지 못한 것이 초기 폭등의 한 요인이었다. 연령과 지벽 특성을 감안해 조기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앞으로는 이런 정책 실수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이제 관심을 기울이는 통계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국내 확진자들이다. 이들이 전파시켜 앞으로 지역사회 감염(community transmission)의 진앙이 어디일지, 2차 감염확산에 사전 대비하는 것이다. NSW 보건부는 지역사회 감염(community transmission)이 우려되는 카운슬로 블랙타운, 바이런, 컴벌랜드, 옛 매닝(Manning)인 광역 타리(Greater Taree), 이너 웨스트, 레이크 맥쿼리, 리버풀, 펜리스, 랜드윅, 라이드, 웨이벌리, 울라라(알파벳순) 등을 지목하고 이 지역에서 검사를 늘리고 있다. 보건부는 또 이 지역에서 인후통, 기침, 발열 등 독감 증상이 있는 사람은 검사를 받도록 촉구했다. 종전보다 검사를 받는 문턱도 낮추었다.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검사가 대안일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양로원 등 취약 계층이 밀집된 곳의 집단 감염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시드니 북서부 맥쿼리파크의 도로시헨더슨양로원(침계교 복지시설)에 이어 이번 주 시드니 서부 펜리스 지역의 카덴스(Caddens)에 있는 성공회교회 소속 양로원 앵글리케어 뉴마치하우스(Anglicare Newmarch House)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주변으로 번지고 있다. 16일까지 양로원 거주자(노인들) 9명과 직원 5명이 감염됐다. 첫 감염자인 양로원 직원(여성)은 몸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6번의 쉬프트(교대근무)를 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방지해야 한다.
감기 증상이 있으면 출근을 멈춰야 한다. 본인은 물론 직장, 지역사회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여러 척의 유람선(cruise ships)이 감염 확산의 진앙이 된 것처럼 다수를 상대로 한 음식준비를 하는 사람이 감염이 될 경우, 확산 위험이 높다. 4개 집단감염(cluster outbreaks)을 초래한 빅토리아주의 슈퍼 전파자(super spreader)도 요식업 근무자였다. 여성 교사들, 보건분야 종사자들도 감염 취약 계층이다. 또 홈리스들을 길거리에서 임시 숙소로 이동시켜 그들과 지역사회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자 추적 어플리케이션(virus tracker app)과 관련, 호주 정부는 싱가폴에서 개발된 앱(TraceTogether)의 호주판 도입을 검토 중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과거 ‘비호주적(un-Australian)’이라며 반대했지만 이젠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지역사회 방어에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보건재난인 지금은 모든 것이 초비상시국이란 점에서 생각의 틀을 넓히며 2차 확산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서 호주가 배워야 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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