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지난  3월 28일 457명을 정점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계속 줄고 있다. 21일 22명, 22일 7명으로 떨어졌다.  확진자 84만9천명에 4만7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확진자도 서서히 변곡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나라들도 여전히 있다. 지난 3월 16일만 하더라도 확진자의 지속적인 급증으로  호주 미디어들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며 호주 국민의 20% 이상이 전염되어 최소 5~15만명의 사망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끔찍한 경고였지만 호주는 다행히 억제에 성공한 듯 하다.

정부에 정책을 자문하는 싱크탱크인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는 “호주가 뉴질랜드처럼 거리두기와 의심환자의 철저한 격리 등 강경 제한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질랜드는 지난 2월 28일 첫 환자 발생 이후 3월 19일 4주 예정의 전면 록다운(lockdown)을 실시했다.  

호주는 4월 1일부터 결혼식 및 장례식을 포함해서 10명 이상의 집회 참석을 엄금했다. 이어 펍, 호텔, 클럽, 경기장, 해변, 공원, 놀이터 등을 폐쇄했다. 

뉴질랜드와 다른 점은 식당과 카페의 테이크어웨이를 허용했고 미용실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건축, 광산업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골프는 빅토리아주에서는 금지됐지만 NSW주는 2명 제한, 18홀을 9홀로 단축 허가했다.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1.5-2미터 간격)는 유지해야 한다. 
또한 집 밖에서 기침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을 향하거나 누군가에게 침을 뱉는 경우, 5천 달러의 큰 벌금이 부과된다.

보건 당국은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들은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래도 호주는 뉴질랜드보다 많은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호주보다 더 여유를 주는 나라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증상이 있다는 사람과 의료진 외에는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고 있고 확진자들은 집에서 자가 격리하도록 한다. 

정부는 국민의 60% 이상이 전염병에 면역을 가진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 형성될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 소멸될 것으로 예상한다. 

호주는 23일 오전 현재 확진자  6,650명에 사망자가 75명으로 사망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그러나 호주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5월부터 시작해 서 7월까지 3개월동안의 감기 시즌(flu season)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겨울철에 활동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반구는 여름을 맞아 감염 확산이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한다. 

호주에서 지난 1년 독감으로 812명이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 사태가 겹쳐 예년보다 훨씬 많은 인명 피해를 낼 수 있다. 확진자가 크게 줄었지만 겨울철 다시 증가하면 이동제한 등 규제가 재시행될 수 있다.  

호주국립대학(ANU)의 역학전문가인 메루 쉴(Meru Sheel)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온도의 영향을 받지만 여름철인 남반구와 겨울철인 북반구에서 동시에 전염이 활발한 점을 고려하면 이 바이러스는 온도보다 면역력이 약한 지역을 빠르게 침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하고 “호주의 겨울철에 실내 생활이 많아지기 때문에 철저한 거리두기를 계속하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겨울철에는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 때문에 몸의 면역이 약해지는데 이때 코로나-19 감염이 쉬워진다. 따라서 가급적 올해는 노약자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도록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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