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라는 미증유의 세계적 대위기를 맞아 ‘미디어 업계’도 가장 고전하는 업계 중 하나가 일 것 같다. 부분-셧다운(록다운)과 외출제한 조치로 상거래 활동의 상당 부분이 중단됐다. 멈춰선 경제 주체들이 바로 광고주라는 점에서 미디어의 유일한 수입원인 광고매출이 종전보다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한호일보 금요일자(4월 24일) 1면 톱기사의 제목이 ‘코로나 사태 충격..호주 지방 신문들 줄도산’이었다. 수십개의 커뮤니티 신문들(대부분 주간 신문)이 폐간을 하거나 인쇄를 중단하고 온라인만으로 운영하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진 커뮤니티 신문들도 문을 닫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 기사의 온라인판(아이탭)에 여러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시드니 동포사회 한국어 인쇄매체의 난립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불필요한 것들은 정리됐으면 좋겠다”는 주장마저 나왔다. 씁쓸한 지적이지만 반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간 시드니 한국어 신문잡지사들이 인쇄비로 지출하는 돈이 어림잡아 250-300만 달러로 추산된다. 10년동안 이 인쇄비를 모으면 시티에 빌딩을 살 수 있는 거액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돈은 낭비요소가 너무 많다. 막대한 돈이 한인 커뮤니티로 환원되지 않는다. 또 식품점 등을 통해 무료 배포되는 신문잡지 중 제대로 독자들에게 배포되지도 않은채 버려지는 분량도 상당하다. 심각한 자원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일부는 인쇄소에서 배달된 채 그대로(묵음 상태로)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한 독자들은 종이신문을 안 본지 오래다. 

이보다 더 아픈 지적은 볼 이유가 없어서, 즉 읽을 만한 내용(양질의 유익한 콘텐츠)이 없어 외면 받는 것이다. 동포매체의 이 최대 약점은 어제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기자가 없는 신문잡지사들이 수두룩한 것이 호주를 포함한 해외 동포사회의 민낯이다. 시드니의 한국어 신문잡지 중 자체 생산한 콘텐츠가 몇 퍼센트를 차지하는 지를 살펴보면 커뮤니티 미디어업계의 실상과 수준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한국과 세계 뉴스는 인터넷/모바일 등을 통해 시시각각 무료로 접할 수 있는데 남의 콘텐츠를 무단복제하고 광고를 곁들여 발행하는 형태로는 무한 경쟁의 멀티미디어 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 볼 내용이 거의 없는 인쇄물을 ‘집어갈 이유’가 없으니까..

한호일보는 오래 전부터 한인커뮤니티의 ‘호주 전문지’를 지향해 왔다. 주 5일 이상 매일 기사를 업로드 해 온 세월이 벌써 대략 30년에 이른다. 그런 점에서 기사와 커뮤니티 소식 외 특집/분석/해설과 오피니언(시론/사설, 기고, 칼럼 등)을 통한 다양한 목소리를 중시한다.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동포들이 호주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편리한 수단으로 인정받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요즘 호주에서도 전통적인 미디어의 이용자수가 급증한다고 한다.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위기와 관련된 중요하고 정확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뉴스는 신뢰성과 편향성, 가짜 뉴스의 범람 등의 문제가 크다는 점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통이다. 

주류 미디어에 대한 신뢰 증가와 같은 맥락에서 한호일보와 모바일 앱 아이탭은 뉴스 접속이 급증하고 있다. 한호일보 콘텐츠 등이 매일 업로드되는 아이탭은 하루 4만명 이상이 검색하는 명실상부한 호주 1등 한국어 앱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독자들이 양질의 호주 관련 뉴스에 목말라한다는 의미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광고 효과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호주 주요 미디어들이 일찌감치 유료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은 한국과  크게 비교된다.   
미디어 분야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면 그 피해는 공동체 전체에게 돌아간다. 깨어있는 독자와 광고주들이 분별력을 발휘하면 반대가 될 수 있다. 

진정한 실력자는 위기 때 진가를 인정받는다. 한호일보와 아이탭도 코로나 위기를 맞아 독자들로부터 진가를 인정받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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