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 안녕하세요? 일주일 동안 모두 건강하셨죠? 오늘은 조선시대 왕의 선물에 대해서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어르신들께서 특별한 날 지인들을 위해 어떤 선물을 준비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A : 저는 상품권을 준비해요. 물건을 골랐다가 혹시라도 맘에 안 들면 바꾸러 가기도 번거롭잖아요.
L : 나는 스카프를 자주 선물해요. 봄이나 가을에 목에 두르면 바람도 막을 수 있고, 또 멋스럽기도 하고요. 
H : 호주에 살다보니까 초콜릿이나 차를 선물하는 게 익숙해졌어요. 특히 이스터에는 초콜릿이 마트에 많잖아요.
P : 나는 Eden Garden에 있는 커피숍을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 예쁜 화분이나 꽃을 사서 선물하는 편이에요. 우리 나이에 다들 정원에서 꽃도 기르고, 간단한 채소도 기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T : 특별한 사람을 위해서 선물을 고르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조선시대의 왕들도 선물을 고르는 데 아주 많이 고심을 했던 흔적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 있습니다. 우선 왕들은 신하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로 했을까요? 떠오르는 대로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P : 왕은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니까 비싸고 좋은 선물을 했겠죠. 
H : 좋은 약재를 선물했을 것 같아요. 왕실에서 먹는 좋은 약재는 일반인들이 구하기에 어려웠을 것 같아요.
A : 드라마에 보면 비단이나 금 같은 걸 많이 선물 하던데요.
L : 아! 관직을 올려주는 것도 선물이 아닐까요? 
T : 조선시대의 왕들은 귀하고 좋은 물건들을 선물하기도 했지만, 의외로 소소한 물건들을 신하들에게 선물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사진을 한 번 확인해 주세요.

H : 지난번에 배웠던 귤이네요. 조선시대에는 귤이 아주 귀한 과일이었으니까 가까운 신하에게 선물했던 거 같아요.
A : 부채가 있는 걸 보니, 아마 여름에 자주 했던 선물인가 봐요.
P : 하얀 음식은 마치 우유처럼 생겼는데, 조선시대에도 우유가 있었나요?
T : 이 음식은 말의 젖을 발효시켜서 만든 몽고인들의 타락죽이에요. 고려시대에 몽고의 음식과 문화가 많이 유입되었는데요, 타락죽은 바로 지친 몸을 보양시켜주는 음식으로 왕실에서 많이 먹었어요. 이외에도 어떤 음식들이 왕의 선물 목록에 있었을까요? 사진으로 확인해 볼게요.

L : 어머나! 소주가 사진에 있네요. 술을 선물했었나 봐요.
P : 생선을 선물하기도 했나보네요. 참 재미있네요. 왕의 선물이라고 해서 굉장히 대단한 것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술이랑 생선이 나와서 의외에요. 
T : 그렇죠? 많은 분들이 황금이나 비단만 생각하셨다가 놀라곤 하세요. 사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왕과 신하가 함께 다스리는 공치가 이루어졌는데요. 왕이 자신의 믿음직한 신하들에게 선물을 함으로써, 서로간의 신의를 쌓아가는 일은 중요한 정치적 전략이었습니다. 때때로 왕들은 자신의 최측근 신하들에게 아주 값비싼 갖옷을 선물하기도 했어요. 갖옷은 쉽게 말하면 오늘날의 모피 같은 옷인데요, 갖옷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담비가 60마리 정도가 필요했어요.   
A : 왕이 신하들에게만 선물을 하지는 않았을 거 같은데, 왕비들은 어떤 선물을 많이 받았나요?
T : 가장 통이 컸던 왕을 꼽자면 숙종을 들 수 있어요. 
L : 숙종은 인현왕후랑 장희빈 나오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왕이지요?
T : 네 맞습니다.^^ 숙종은 인현왕후와 장희빈에게 각각 ‘감고당’과 ‘취선당’이라는 집 한 채씩을 지어주었어요. 또한 후궁이 왕자를 낳았을 때에는 후궁의 직첩을 한 단계 올려줌으로써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T : 그런데 왕은 신하들과 왕실 가족들뿐만 아니라 천한 백성들에게도 선물을 하사했습니다. 
H : 기근이 들면 굶주린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곡식을 나눠주지 않았을까요?
A : 요즘에도 특별한 날 대통령이 죄수들을 사면해 주잖아요. 이와 비슷하게 왕이 죄인들을 풀어주기도 했을 것 같아요.
p :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도 일종의 선물이 아닐까요?
T : 네 모두 맞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왕은 백성들에게 두부를 하사해서 몸을 보양하도록 하기도 했고, 무더위에 백성들이 지치지 않도록 얼음을 하사하기도 했습니다.

L : 몇 가지 선물을 제외하고는 참 소소한 선물인거 같아요. 두부랑 얼음을 하사하는 모습에서 따듯하게 백성을 돌보는 왕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T : 오늘도 기쁘게 수업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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