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다르게 미국에서는 사립학교에 정부가 절대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사립학교 자체가 특수 교육목적을 가지고 운영한다.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아주 작은 금액만을 지원해 준다. 반면 호주는 사립학교에 막대한 정부 지원금이 할당된다. 

2018년 지원금 내용을 보면 공립학교 한 학생에게 $13.444이 지출 됐는데 80% 이상이 주정부 예산이었고 연방정부는 20% 미만이었다. 그런데 가톨릭학교 학생 1명에게 정부가 지원한 액수는 $11,510이고 일반 사립학교 학생에게는 $9,601인데 연방 정부 지원금이 80% 이상이고 주정부 예산 지원은 20% 미만이다. 

호주 건국 초기에는 호주도 사립학교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 일반 시민들의 자녀는 대부분 공립학교에 다녔으며 가톨릭 교육재단은 사회 보살핌 차원에서 주로 저소득층 학생들을 교육했다. 

오랜 전 NSW 궐본(Goulburn) 지역의 가톨릭학교가 학생들이 수업료를 내지 못하면서 폐교가 됐고 학생들이 모두 공립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자 학교를 증축해야 했다. 학교 신축이나 증축에 자금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로 정부가 가톨릭 학교에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도록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판단 아래 지원이 시작됐다. 호주 정부의 가톨릭학교 지원은 이런 유래를 갖고 있다. 

1970년대 성공회나 개신교계 사립학교는 지원을 하지 않고 가톨릭만 지원한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방 정부가 사립과 가톨릭 학교를 모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오늘날 가톨릭 학교는 전국에 1,756개가 있고 일반 사립학교는 1,099개로 늘었다.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은 약 390만명인데 140만명이 사립학교에 재학 중이다. 규정상 초중고교의 관리는 주정부가 하고 연방정부는 대학을 관장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원노조 대표가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이 좁은 교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1.5m)를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독감 시즌이 시작되고 안전할 때까지 등교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스콧 모리슨 총리는 “학교는 안전한 곳이다. 버스 기사도 위험 속에서 운전을 하고 슈퍼마켓 직원들도 위험 속에서 일하고 있다. 교사들도 동참해서 빨리 전교생들이 등교해 정상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며칠 후 댄 테한 연방교육부 장관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약화함에 따라 빠른 시일안에 학생들의 등교가 이루워 지기 바란다. 또 대학도 7월경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하도록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사립학교에 7월중 지급할 예산 일부인 17억 달러를 미리 5월 안에 1차 지급하며 나머지는 6월 9일경 지급할 것“이라고 말해 사립학교의 환심을 샀다. 단 6월 1일부터 전교생의 50%정도 등교해 정상 수업을 하는 것이 조건이다. 

초중고를 관리하는 주 정부의 동의 없이 사립학교 단체에 이런 말을 하며 환심을 산 것은 잘못된 일(월권 행위)이다. 

이런 문제로 현재 빅토리아와 타즈마니아는 연방 정부의 5월 11일부터 등교 재개에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초중고 관리에 대해 주정부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니 연방 교육부가 감 놔라 배 놔라하며 참견하지 말라는 의미다.

다이넬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는 조급한 등교로 지역사회 2차 감염 확산 위험을 높이기보다 당분간 온라인 수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인구와 비슷한 미국 동부 매사추세스주의 코로나 사망자는 3천명이 넘는다. 

겨울철 독감과 더불어 코로나 바이러스의 2차 전염 위험성은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등교를 서두르다가 감염 급증 사태로 겪고 있는 싱가폴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학교는 안전하다”는 연방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HSC 수험생인 12학년생과 새로 입학하는 유치원(킨디) 학생들 입장에서 등교는 더욱 시급하다. 올해 HSC 난이도를 낮추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등교 재개에 대해 학부모들도 일치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종전 설문조사에 등교에 90% 이상 반대했지만 최근 반대 비율이 84%로 낮아졌다.  

NSW 교육부는 5월 11일(월)부터 학생들이 1주 1일 교대 등교하는 방식으로 시작해 점차 등교일을 정상화시키자는 계획이다. 퀸즐랜드주는 5월 15일 결정할 예정이다. 남호주와 서호주는 한동안 신규 환자가 없으니 빠른 시일내 등교를 원한다

분명 아직까지 온라인 수업은 효과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가정의 인터넷 연결 환경도 차이가 크다. 수학은 온라인 교육만으로 13.4%, 읽기는 7.6%의 학력 저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조기 등교를 원하는 연방 정부와 아직은 등교 시기가 아니며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빅토리아주의 의견 대립은 어느 정도 양측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보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시기리고 생각한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두르다가 2차 감염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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