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월말에서 5월초 하루 15명 미만으로 크게 줄었다가 지난 사흘 4일 27명, 5일 26명, 6일 20명으로 조금 늘었다, 이런 가운데 8일(금) 연방-주총리 화상회의를 앞두고 브래드 해자드 NSW 보건장관이 “추가 완화는 아직 너무 이르다(Too early for map to ease restrictions)”라고 말했다. 이는 NSW 주민들에게 규제 완화에대해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사전 당부인 셈이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도 사적 만남(gatherings)에 대한 규제를 10일(일) 어머니날(Mother's Day)까지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와 비교할 때 아마도 NSW의 규제가 가장 늦게 완화될 공산이 크다. 그만큼 확진자와 아직 완치되지 않은 감염자(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7일 오전 기준 호주 확진자 6,894명 중 NSW는 3,044명으로 44.15%를 점유했다. 사망자는 전체 97명 중 46명으로 47.4%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아직 완치되지 않은(active) 환자는 전국 755명 중 537명으로 무려 71.1%를 차지했다. 외부인을 감염시킬 수 있는 미완치 환자 10명 중 7명이 NSW에 거주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럴진데 주정부가 성급하게 규제 완화를 할 수도 없다. 2-3주 동안 신규 감염자가 거의 없고 미완치 환자가 10명 미만인 남호주(3명), 서호주(11명), ACT(1명), 노던테리토리(2명) 4개 주/준주는 적절한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   

통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처럼 호주에서 NSW, 빅토리아, 타즈마니아 3개 주는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전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타즈마니아는 인구대비 치사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따라서 이 3개 주의 규제 완화가 가장 늦게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사태에서 호주에는 3대 집단 감염 사례가 있다. 호주를 떠난 루비 프린세스(Ruby Princess)호는 사망자 21명, 확진자 650여명을 기록했다. 타즈마니아의 초기 감염 확산도 이 유람선에서 귀국한 탑승자들로부터 시작됐다. 시드니 서부 앵글리케어 뉴마치하우스(Anglicare Newmarch House) 요양원은 6일까지 68명 감염, 사망 16명이었다. 유람선과 이 요양원에서 희생된 사망자가 호주 전체 사망자의 약 3분 1을 차지한다. 집단 감염지는 감염 통제에서 치명적인 실수와 부족함이 있었다.  

# 1. 루비 프린세스호 유람선 21명 사망
유람선 감염사태 조사를 통해 이 배가 지난 3월 19일 시드니 서큘라키항에 정박했을 때 보건 절차(health protocols)가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위원장인 브렛 워커 법정변호사는 “NSW 보건부의 결점과 실수는 비난 받을만 하고 불만족스럽다”라고 지적했다.  
NSW 보건부는 뉴질랜드를 순회하고 호주로 돌아온 이 유람선의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을 낮게(low risk) 평가하고 시드니항에서 2700여명의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했다. 발열 검사조차 없었고 격리도 없었다. 21명 사망, 650명 이상 감염이라는 호주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 만약 보건부가 중간 등급의 위험으로 판단했다면 스크리닝 절차를 거쳤을 것이고 지역사회의 2차 감염을 어느 정도 차단했을 것이다. 

# 2. 시드니 서부 뉴마치하우스 요양원 16명 사망 
시드니 서부의 성공회재단 소속인 앵글리케어 뉴마치 하우스 요양원도 감염통제 조치가 부적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 조사 후 위반 사항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 요양원은 먼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느슨한 전염 통제(lax infection control)가 화근이었다. 지난 4월 11일 파트타임 케어러가 감기 증상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한채 6회 교대근무를 하면서 집단 감염이 시작됐다. 그동안 감염된 거주 노인 16명이 사망했다. 확진자가 68명(거주 노인 37명,  직원 31명)으로 계속 늘었다.   
  
# 3, 멜번 서부 세다 도축장 직원 62명 감염 
멜번 서부 세다 도축장이 빅토리아 집단 감염지가 되면서 150여명의 직원들 중 62명으로 감염자가 늘었다. 지난 4월 2일 한 직원이 양성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 보건 및 인적서비스부(Department of Health & Human Services)는  도축장을 노출 위험지(exposure site)로 간주하지 않았다. 감염 상태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 3주 동안 방치했고 3주 후 두 번째 환자가 나오자 뒤늦게 대응을 시작했다.    

3건의 집단 감염 사례를 통해 호주 보건당국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보건 인력과 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호주는 더 이상의 대규모 집단 감염을 대처할 능력이 없다. 다음 주부터 학교의 단계적 개학이 시작된다. 학교는 제대로 준비가 됐는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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