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 이어 호주 7개 공항 '열화상카메라' 설치
코로나 사태로 학교 대기업 공공시설 등 문의 급증
직원 40여명.. “호주 기업 인사관리 가장 어려워”

 

열화상카메라 시스템을 설명하는 차영익 EOS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한국의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 모든 입국자들은 입국 심사를 받기위해 걸어가면서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자동 발열검사를 받는다. 한국 정부(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3월 5일부터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 3단계(터미널 진입, 출발층, 탑승게이트)의 발열 검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인 경우 재검사(체온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탑승이 거부될 수 있다. 공항 도착부터 출국까지 촘촘한 방역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반면 호주에서는 공항이나 터미널 등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공공 장소에도 이같은 발열 검사 장비가 거의 없다. 최근 호주 수도인 켄버라의 관문인 켄버라공항에 열화상카메라가 처음으로  설치돼 관심을 모았다. 켄버라 타임즈와 채널7 방송 등 주요 미디어에서도 “켄버라공항이 코로나-19 관련 체온검사 테크놀로지(temperature screening technology)를 호주에서 선도한다”고 보도했다.

호주 공항에 열화상카메라 설비를 제공한 회사가 시드니 동포 기업인 차영익(Patrick Cha) 대표의 이오에스 오스트레일리아(EOS Australia)다. EOS는 켄버라 공항을 시작으로 호주 7개 공항에 열화상카메라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카메라는 1-2m 거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면서 체온을 감지한다. 동시에 30명까지 감지 가능하며 ±0.3도 오차의 정확성을 자랑한다. 


이제 공항, 기차역, 쇼핑센터, 학교, 정부 기관, 대기업 등 발열검사를 필요로 하는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중소기업에서 이용할 수 있는 부담이 적은 설비도 제공한다. 

5일 인터뷰에서 차 대표는 “코로나 사태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공항 외 시드니 한 사립학교와 광산 회사에서도 주문을 했다. 모든 나라에서 발열검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당 설비를 장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성능 CCTV, 인터콤 등 전자보안 전문회사인 EOS는 코로나 사태로 가장 분주해진 기업 중 하나다. 최첨단 기능의 열화상카메라를 호주에 공급할 수 있는 5개 남짓한 호주 기업들 중 주요 공항 공급 계약을 따내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LG연구원 출신인 차 대표는 1992년 호주로 이민을 온 뒤 1994년 시드니에 EOS를 창업해 CCTV, 인터콤, 영상보안 산업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VMS(Video Management System), 접근 통제(access control) 설비, 네트워크 등 전자보안에서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과 파나소닉 등 유수 기업들의 첨단 제품을 공급해 왔다. 빅토리아, 서호주, 퀸즐랜드에 지사가 있고 현재 전체 직원은 약 40명이다.
  
“궁하면 통한다(궁극통)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전자보안관련 업계에 몰두해 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열화상카메라가 이처럼 각광을 받을지 누가 예상을 했겠습니까?”
 
궁즉통은 위기에 몰린 조직은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가 통하면 오래 가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취미인 산악자전거의 매니아가 된 차대표(블루마운틴에서)

“너무 앞서가는 가는 것도 위험합니다. EOS는 이 업계에서 2-3달 정도 앞선 마켓리더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성격상 직원들이 항상 뉴테크놀로지에 관심을 갖고 있지요, 그들에게 한 발만(2-3개월) 앞서가자고 주문하며 격려합니다.”

EOS 직원들도 호주 사회처럼 다문화를 반영한다. 그런 점에서 차 대표에게 기업 경영의 어려움은 직원들의 생각차이, 문화차이를 잘 조절해 팀워크를 발휘하도록 조정하는 일이다.

“네, 저 역시 호주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인사관리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픈된 자세를 갖고 소통하면서 저도 배웁니다.”

엔지니어 출신인 차 대표는 관심 분야에 몰두하는 형이다. 몇 년 전 취미를 붙인 산악자전거(MTB)는 이제 마니아가 됐다. 울릉공을 다녀올 정도의 사이클 실력인 그는 시간이 나는대로 시드니 근교의 MTB 현장을 누빈다. 갈비뼈 골절 등 빈번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MTB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의지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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