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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할매들의 수다] 옛 사람들의 미(美)
한호일보 | 승인 2020.05.21 13:47

T : 안녕하세요? 어느덧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오늘은 옛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또 어떻게 자신을 꾸몄는지 역사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옛날에 유명했던 미인은 누가 있었을까요?
P : 중국의 서시라는 미인이 있었어요. 
L : 양귀비도 빼놓을 수 없는 미인이죠. 양귀비꽃도 있을 정도잖아요.
A : 우리나라 장희빈도 이뻤다고 하잖아요. 
T : 특히 서시라는 여인은 물고기도 반한 미모였다는 고사가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서시가 포양 강가에 놀러갔을 때, 물고기들이 그녀를 보고 헤엄치는 것도 잊은 채 넋을 잃고 바라봤다는 고사는 아주 유명합니다. 그럼 미인을 지칭하는 한자성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H :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말이 있죠.
T : 네, 맞습니다. 경국지색이란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왕의 마음을 빼앗는 미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아미세요(蛾眉細腰)는 무슨 뜻일까요?
L : 가만있자...한자 중에서 눈썹(미)랑 허리(요)가 보이네요. 허리가 가늘게 여리여리한 미인이라는 뜻인 거 같기도 하고요.
T : 세요(細腰)는 가느다란 허리가 맞습니다. 그리고 아미(蛾眉)는 나비의 더듬이처럼 가늘고 길게 굽은 아름다운 눈썹이란 뜻이에요. 그 당시에는 눈썹을 나비 더듬이처럼 그리는 게 미인의 표식이었습니다. 그럼 사람들은 언제부터 아름다움[美]에 관심이 있었을까요? 
A : 아주 오래 전, 선사시대부터 일 것 같아요. 지금도 TV에 나오는 정글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옛날 석기시대에 우리 모습이 저랬겠구나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을 보면 부족마다 아름답게 꾸미는 특정한 방식들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조개 목걸이를 걸고 있다거나, 입을 뚫어서 장식품을 단다거나, 몸에 특별한 그림들을 그려 넣기도 하는 거 같아요.
T : 네,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선사 시대 사람들의 장식은 인류 최초 미(美) 의식을 반영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확인해 볼게요.

T : 그럼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해 왔을까요? 
L : 박물관에 가 보면, 신라시대 황금 왕관이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잖아요. 그 정도의 화려한 왕관을 착용했다면, 얼굴을 꾸미는 화장품도 이미 사용하고 있었을 거 같아요. 
P : 황금 왕관은 볼 때 마다 놀라워요. 오래 전인데도 금세공 기술이 정말 뛰어났던 거 같아요.
T : 네, 맞습니다. 대략 삼국시대부터 오늘날과 비슷한 화장품을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신라시대엔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화장품을 사용했습니다. 
H : 아니, 요즘은 방송 때문에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들이 화장을 많이 하지만, 옛날에도 남자가 화장을 했어요? 
T : 신라시대에는 아주 특별한 남자들의 그룹이 있었습니다. ‘화랑’이라는 사람들이에요.
L : 맞아요. <화랑>이라는 드라마도 있었잖아요. 거기에 나오는 배우들이 전부 예쁘장한 꽃미남들이었어.
T : 신라에는 ‘화랑제도’가 있었어요. 삼국통일을 이룩할 수 있는 똑똑하고, 잘생기고, 무술도 잘하고...팔방미인처럼 재주 많은 젊은 인재들을 뽑아서 훈련시키는 제도에요. 그런데 이 화랑들이 왕 앞에 나아갈 때에는 주렁주렁 귀걸이를 달고, 얼굴에 화장을 하고, 향낭[향주머니]을 차고 나아갔어요. 그럼 향낭을 왜 찼을까요?
A : 높은 왕 앞에 나아가기 위한 일종의 ‘예의’가 아니었을까요? 왜 목욕재계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T : ‘목욕재계’라는 중요한 단어를 잘 지적해 주셨어요. 사실 목욕재계라는 말은 ‘불교’와 관련이 있는 단어입니다.
H : 아! 부처님께 불공드리러 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는 거네요. 
T : 네, 맞습니다. 그런데 불공드리기 전에 삼국시대 사람들이 몸을 씻었던 비누가 있었습니다. ‘조두’라는 비누인데요. 이 비누가 팥, 녹두, 콩 껍질 등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사용하고 난 후 몸에 날 비린내가 뱄어요. 
P : 아! 그럼 그 날 비린내를 없애려고 향주머니를 찼겠네요.
T : 네, 맞습니다. 그런데 고려시대로 들어서면서 남자들의 화장 문화는 점차 없어지게 되고, 이제 화장품은 여인들의 전유물이 됩니다.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백발의 여인들은 머리에 흑칠을 하고, 젊은 여인들은 최초로 빗을 사용하고, 각종 화장품 통을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사진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L : 어머나! 진짜 지금 우리가 쓰는 빗이랑 화장품 용기랑 아주 비슷하네요.
T : 그런데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미[美]의 개념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되요. 조선이라는 나라가 유교를 바탕으로 세워진 나라이다 보니, 여인의 화려한 외모보다는 후덕함을 더 숭상하는 풍조가 생겼습니다. 
H : 그래서 옛 어른들이 며느리감 고를 때, 여우같은 미인보다 곰 같은 여자를 선호했나보네요. 아무래도 현모양처로는 여우보다는 곰 같은 여인이 낫잖아요? 대식구들을 건사하려면, 가족들 사이에 분란이 없어야 되니까 심성이 고운 사람이 더 낫죠. 드라마에도 보면 항상 기생들이 진하게 화장하고 나오지, 조강지처들은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워.
모두들 : 하하하!
T : 오늘도 재미난 이야기들을 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재미난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천영미
고교 및 대학 강사(한국) 
전 한국연구재단 소속 개인연구원
현 시드니 시니어 한인 대상 역사/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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