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규제 강화, 중국 투자처 다변화 영향”

타즈마니아 낙동 회사인 벨라미의 분유 제품. 중국 기업이 2019년 15억 달러로 벨라미를 인수했다

호주-중국 관계의 악화 속에 중국의 대호주 투자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화) KPMG와 시드니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호주 기업 직접 투자는 미화 24억달러(34억 호주달러)로 지난해보다 무려 58.4% 격감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금액에는 타즈마니아의 유아용 분유 생산 기업인 벨라미 오스트레일리아(Bellamy’s Australia)의 중국 기업 인수 15억 달러가 포함됐다. 호주 4번째 분유 생산기업인 벨라미는 중국 낙농 대기업 차이나 멩니우(China Mengniu)가 2019년 11월 인수했다.  

중국 자본의 호주 투자는 2008년 162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고 2016년에도 115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2009년 국제 금융위기(GFC) 당시 중국의 투자가 호주 경제의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이후 호주 정부가 주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외국자본투자 규정을 강화했다. 저평가된 국내 기업을 헐값으로 인수하려는 국제 투기성 자본 유입을 막으려는 이 조치도 주요 대상은 사실상 중국 기업들이다. 

지난 3월 조쉬 프라이덴버그 재무장관은 외국자본투자심의 위원회(FIRB)의 권한을 강화해 호주 기업을 인수하려는 해외 자본에 대해 더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인수 대상도 코로나 사태 기간 중 ‘제로’로 낮춰 모든 해외 투자를 감독하고 있다. 

더그 퍼거슨 KPMG 호주-아시아 지역 대표는 “중국의 대호주 투자가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국의 교역량은  21% 증가한 2,35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호주 직접 투자 동향. 최근 3년 동안 급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퍼거슨 회장은 “양국의 필요가 존재하고 호주에 이미 많은 중국 기업이 설립되어 있는 상태에서 양국간 교역과 투자는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중단기적으로 중국의 대규모 신규 투자가 이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 국가와 교역량을 늘리고 있고 호주의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투자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스 헨드리쉬크 시드니대 교수는 2019년 호주에 대한 중국 투자 감소 속도가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에 비해 빠른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의 서방 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호주에 유입된 중국 투자 자본은 같은 해 미국에 투자된 미화 5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캐나다에 투자된 10억달러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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