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주정부 정보 전달 소홀” 비난론도 나와  

멜번 칼튼(Carlton) 지역의 알바니안 모스크에서 성직자인 베킴 하사니(Iman Bekim Hasani) 이만이 코로나 검사를 돕고 있다

빅코리아주 보건 책임자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을 비영어권 이민자들에게 돌리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브렛 서튼 빅토리아주 최고의료자문관(CHO)은 “이민자들 중 일부는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출신국(country of origin)의 소셜미디어나 친구들로부터 얻는 사례들이 있다. 이를 통해 퍼지는 음모론도 방역에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빅토리아 보건부는 “커뮤니티 감염 확산이 대가족 모임과 연관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6월 중 신규 확진자들 중 대가족에서 집단 발병한 사례가 있다. 멜번의 일부 아시아와 중동계 이민자 그룹들 사이에서 코로나 방역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비영어권(이민자) 커뮤니티가 코로나에 취약한 이유가 음모론을 믿으면서 방역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보건 당국의 홍보 부족인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빅토리아주의 지역사회 감염은 이민자 커뮤니티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학교, 어린이집, 매장 등 다양한 감염원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모나시대학의 이민 및 통합 센터장인 레베카 위크스 부교수는 “빅터리아 주정부가 서튼 자문관의 발언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 이민 공동체가 부당한 비난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 상당수 시민들이 코비드-19가 거짓(hoax)라고 생각하며 이는 이민 공동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멜번 고위험 지역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집단 감염 사례 중 하나가 이슬람 명절 모임에서 기인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가 퍼지면서 이슬람 커뮤니티가 ‘반이슬람주의’ 확산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위크스 부교수는 “빅토리아 주정부가 코로나 사태 초기 공공 보건 정보를 이민자 커뮤니티에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단순히 여러 언어로 정보를 내 놓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빅토리아 보건 당국은 이런 비판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잘못된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주류 언론 접근이 어려운 이민자 커뮤니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53개 언어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통 전화를 마련해 주민들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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