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포근해지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녀의 인격 형성에 작용하는 어머니의 영향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어머니 품에서 자라나는 유아기는 물론 소아기를 거쳐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을 좌우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한 인간의 성품을 형성하고 인격을 함양하는데 어머니의 언행이 큰 몫을 차지한다. 오죽했으면 ‘어머니가 없는 아이는 손잡이가 없는 문과 같다’는 속담이 생겨났을까?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노벨상을 수상한 민족인 유대인은 어머니의 가정교육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모유 수유를 원칙으로 자녀를 기른다. 학교생활에 맡기는 우리와 달리 가정생활에서 학문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 주고 철저한 위생 관념을 심어 주어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단련시킨다고 한다.
물론 철저한 신앙생활을 겸해서..
이들은 이러한 위생관이 생활화되어 중세기 유럽에 창궐했던 페스트 전염병이나 스페인 독감 등 팬데믹(감염병)에서 희생이 가장 적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 국민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3대 장점이 있다.

첫째 정직, 둘째 청결, 셋째 친절이다. 이 세가지의 일본 국민성은 어머니가 소아기부터 가정에서 몸소 실천함으로써 모범을 보이는 살아있는 교육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근세기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 화장품이 성행하게 된 것은 중세 유럽에는 몸을 씻는 문화가 없어서 악취를 커버 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는데 네덜란드인이 일본에서 목욕 문화를 배워 집안에 샤워 시설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유럽의 청결 습관은 일본에서 수입한 셈이다.

여성과 남성은 차이가 크다. 하나님이 최초의 여성을 남자의 머리에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자를 지배할 정도로 영리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리에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갈비뼈에서 만든 이유는 여자가 항상 남자의 마음 근처에 있도록하기 위해서라고 탈무드는 분석한다.
여성은 알콜 분해 능력이 남성의 5분의 1정도 이지만 눈물은 남성보다 5배가 많다고 한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어머니되기를 포기하는 슬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 조사에서 작년 출산율이 0.92명이라는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성 가임 기간인 15-49세 사이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숫자가 1명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OECD(34개 선진국) 회원국 출산율인 평균 1.65 명에 못 미치는 압도적인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100년 후에는 한국 인구가 0명이 되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운명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다행히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1.74 명, 북한은 1.9로 평균 출산율을 웃돌고 있다.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은 위대한 인류의 사명이다. 여성이 출산할 때의 진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불경에서도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 3말 8되의 응혈을 흘리고 8섬 4말의 모유를 먹인다고 하였다.

지상의 동물 중에서 출산할 때 가장 힘든 포유류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모든 포유류는 네발로 걷고 다녀서 출산이 수월하지만 인간은 직립 보행을 하게 되어 골반을 통과하는데 난관을 겪게 된다. 평균 약 10 시간의 진통 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산통이 희열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나며 기쁨, 감사, 은혜가 충만함을 느낀다고 한다.
현대에는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옛 한국 농촌에서는 밭에서 일을 하다가 산기를 느껴 집으로 돌아와서 문고리 붙잡고 아기를 술술 낳았다고 할머니가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좌식 생활을 했으며 특히 밭이나 논에서 일하면서 앉았다 일어섰다하는 반복 노동이 임산부 운동이 되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치마를 입고 있어 여성에게 필요한 음기(땅의 기운)가  산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인이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다니는 현대 의류 패턴이 지기(地氣)가 필요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임신율이 낮고 난산의 원인이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조물주는 여성의 출산을 위한 고통의 대가(?)로 수명을 남성 보다 평균 7년 이상 연장 시켜 주었다고 필자는 풀이한다.
여자의 일생을 보면 생리 기간이 28일 주기로 1회, 평균 6일이며 1년이면 13회로 80일 동안이다. 대략 35년 동안 계속 되니 35 곱하기 80은 2800일이 된다. 그러므로 7년 반의 기간이 출산을 위한 준비 기간인 셈이다.
여성은 어머니로 탄생하는 순간 더욱 위대해 진다.
왕년에 자칭 ‘한국의 국보’로 칭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던 국문학자 고(故) 양주동 박사(전 동국대 교수)가 지은 〈어머님의 마음〉이 새삼 떠오른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며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신(GOD)은 도처에 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격언이 있다. 그렇다. 어머니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한권의 책이다. 살아 생전에는 항상 마음 속을 떠나지 않고, 고인이 되어서는 꿈속에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보니 자녀를 향한 일편단심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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