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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단상] ‘천국과 지옥’
김성주목사 (새빛장로교회) | 승인 2020.07.09 15:57

1.
톰 행크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배우다. ‘다빈치코드’를 쓴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3권을 영화화한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더 유명해 졌다. 그가 지난 3월 호주 퀸즐랜드로 영화 촬영을 왔다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렸다. 2주간의 격리치료를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얼마 후 호주에 소식을 전해왔다. 2주간 잘 치료해 준 의료인진들에게 감사하며, 한 소년에게는 타이프라이터를 선물로 보내왔다. 그 소년의 이름은 코로나다. 이름 때문에 놀림 받는 그 소년의 소식을 듣고는 이렇게 편지를 썼다.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 코로나라는 이름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다. 코로나는 왕관을 의미하지. 이 타자기로 나에게 다시 편지를 써 주길 바란다.” 그 편지 끝을, 자신이 음성으로 연기한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말로 마무리 지었다. “코로나, 너는 내 친구야”.

이제 온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와 친구가 되었다. 나쁜 친구이지만 사이 좋게 지내야 하는 친구다. 호주와 한국은 이미 제2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엊그제 자정을 기해서 NSW주는 빅토리아주 경계를 봉쇄했다. 하늘길은 물론 찻길, 뱃길도 막았다. 아이들 방학을 맞이하여 주 경계를 넘어가 있던 사람들이 성급히 밤길을 달려 돌아갔다. 멜본은 9일부터 6주간의 록다운이 다시 시작됐고 시드니도 다시 경계 태세를 강화한다. 식당과 카페, 운동경기와 교회당 모임이 조금 풀리나 했는데 다시 불안하다. 예방 백신은 1~2년이 걸려야 나올 전망이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와 잘 지내야 한다. 다시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 이전 사회로 돌아가는듯 살아야 한다. 각자의 사는 곳에서, 주어진 물자와 환경을 잘 선용하며 살아야 한다. 3개월 격리 후 조금 느슨해진 마음으로 시위도 하고, 해변과 펍과 경기장으로 달려가 즐긴 결과가 2차 유행이라는 것을 학습했으니, 이젠 자가격리를 생활화하며 살 수 밖에 없다.

2.
톰 행크스가 주연한 댄 브라운 원작의 영화는 세 개다. ‘다빈치코드’, ‘천사와 악마’ 그리고 2016년에 발표된 ‘인페르노(Inferno)’다. 지옥이란 말이다. 내용은 이렇다. 조브리스트라는 천재 생물학자는 현 문명에 대해 부정적이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수를 줄이는 것만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인류의 반을 멸망시킬 바이러스를 만들었고, 동과 서의 교두보인 이스탄불의 거대한 지하 저수조에 숨겼다. 그 곳은 거꾸로 된 메두사 머리 위에 세워진 기둥으로 지탱되는 곳이다. 때마침 아름다운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그 곳이 바야흐로 지옥의 문이 되려는 순간, 우리의 용감한 톰 행크스가 몸을 던져 세상을 지켜낸다. 
제목인 ‘인페르노’는 1320년 단테가 쓴 신곡의 지옥편에 나온다. 당시 유럽은 정말 지옥 같았다. 런던의 한 연대기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1316년은 옥수수 등 곡물의 대품귀 현상이 발생한 때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고양이, 말, 개를 먹었다. 심지어 어린이를 유괴하여 인육을 먹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런 경제 공황 속에서 흑사병이 발생했고, 유럽 인구의 절반이 사라져 버렸다. 당시 세계 인구는 4억5천만 정도였는데 1억명이 죽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세계인구는 계속 늘어 1518년에는 5억명이 되더니 위의 영화를 찍을 2015년에는 73억이 되었고 현재는 78억명의 인구를 자랑한다. 
이런 인구증가 추세의 천정이 있을까? 바이러스가 인류를 그냥 놔 둘까? 사실 바이러스는 별 것 아니다. 인류 앞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죽음의 사자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3.
단테는 ‘인페르노(지옥)’편을 쓰면서 이런 말을 한다. “‘여기에 들어오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이 말을 들으면서 확실한 것은, 아직 우리가 지옥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점령한 오늘날도 미래를 향한 희망은 오늘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다. 당신은 어떤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는가? 어차피 인간은 개인적으로나 우주적으로나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그 남은 기간 동안 뭘 하며 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이웃 나라나 이웃 동네로 가는 길이 막혀가는 지금, 오늘과 내일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심각하게 물어야 한다. 잘 모르겠으면, 건전한 유투브 영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든가, 아니면 책을 펴면 된다. 당신 생각의 마중물이 된다. 나는 ‘시를 잊은 나에게’란 책에서 한 시를 읽었다. 

“봄의 정원으로 오라 / 이곳에 꽃과 술과 촛불이 있으니 /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엊그제 식구들과 넬슨베이를 다녀왔다. 아나베이의 바다 사막을 걸었고, 토마리 산에 올라 석양을 봤다. 긴 등대 길과, 바다에 면한 깊은 숲을 걸었다. 온 식구가 함께 이렇게 다녀오는 것은 정말 오랜 만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지금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때라고. 그 곳은 마치 ‘봄의 정원’과 같다. 온갖 아름다운이 그 곳에 있다. 나의 이기적인 삶을 살아내느라, 함께 있었지만 함께 있지 않았던 사람들과 이웃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사람이 많다고 좋은 것 아니요, 가진 것이 많아서 좋은 것도 아니다. 한 존재를 향해 마음으로 느끼는 감사와 사랑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 마음으로 한 마디 좋은 말을 하고, 한 방향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것보다 더 값진 것은 없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다. 그게 지옥이다. 하나님과 단절되고, 사랑을 주고 받을 사람이 없는 곳이 지옥이다. 천국과 지옥은 내 앞에 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나와 당신의 몫이다.

김성주목사 (새빛장로교회)  holypill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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