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국(ABS)에 따르면 호주의 실업률은 6월 7.4%로 5월 7.1%보다 약간 악화됐다. 풀타임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구하지 못해 임시직(casuals)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인구를 포함한 6월 불완전 고용률(underemployment rate)은 11.7%다. 여기에 실업률(7.4%)을 더하면 고용비활성화율(underutilisation rate)은 19.1%가 된다. 

ABS와 다르게 고용 통계를 집계하는 로이 모건(Roy Morgan)의 6월 실업률은 14.5%(205만명)로 ABS 실업률보다 거의 두 배나 높다. 코로나 록다운 이전인 3월보다 실업 인구가 무려 103만명(+7.2%) 급증했다. 실업률에 불완전 고용률 10%(141만명)를 더한 고용비활성화 인구는 345만명(노동인구의 24.5%)이 된다. 

ABS와 로이 모건의 통계가 크게 다른 이유는 집계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ABS는 인구 샘플 중 4주 전화 설문조사(첫 조사는 대면 인터뷰)를 하는데 조사 기간 중 1시간 이상만 일을 하면 취업 인구(employed)로 계산한다. 농장이나 가족 비즈니스를 위해 돈을 받지 않고 1시간 이상 일해도 취업자로 간주한다. 또 설문조사 시점 전 4주 동안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면 실업 인구(unemployed)로 계산한다. 

반면 로이 모건은 대면 인터뷰를 통해 실업 인구를 조사하는데 시점에 상관없이 일자리를 찾고 있으면 실업으로 계산한다. 취업 인구 기준도 ABS보다 문턱이 높다.

두 통계를 종합하면 약 19%에서 24.5%가 실업 또는 불완전고용 상태라는 점에서 ‘고용 불안정’이 호주의 최대 취약점임을 짐작할 수 있다.

2차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2주 전부터 멜번 광역시와 미첼 샤이어가 록다운되면서 정부는 경제 충격 파장을 줄이기 위해 일자리유지보조금을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했다. 수혜 금액은 단계적으로 줄어든다. 수혜 대상자가 현재 350만명에서 연말 약 140만명으로 내년 초기에는 10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줄어든 대상 중 상당수는 재취업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연말과 내년 초반 호주가 진짜 ‘실업대란’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록다운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은 요식 및 숙박업, 소매업인데 이 분야 임시직(casual)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이들 중 다수가 정부의 수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일자리유지보조금에서도 제외됐다. 2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또 남성 근로자들이 많은 건설업은 부양책이 나온 반면 무료 탁아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상당수 여성들은 육아를 위해 일을 그만두거나 근무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고용 환경에서 남성들보다 불안정한(insecure) 직종에 많이 밀집된 여성 근로자들은 정부의 코로나 보조금 수혜에서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핑크색 불황(pink-colour recession)’이란 말조차 나왔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여성, 세입자. 저소득층, 이민자 집중 일자리가 더욱 취약해졌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연방 재무장관은 2019-20년 연방 예산이 당초 50억 달러 흑자 예상에서 무려 860억 달러의 적자라고 23일 발표했다. 정부의 순부채(net debt)가 6월말까지 4,880억 달러로 늘었고 이번 회계연도에 국내총생산의 거의 36%인 677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호주의 재정은 2차 대전이후 최악의 결과를 앉게 됐다. 우려되는 점은 이걸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진짜 위기는 1단계 정부 보조금이 종료되는 9월말부터 연말경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도 악화 여부는 현재 진통을 겪고 있는 빅토리아주의 2차 코로나 감염 확산의 억제에 달려있다. NSW도 물론 안심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20명 내외로 감염을 줄일 수 있으면 경제 대파국을 충분히 모면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작권자 © 한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